사회
"밥은 먹었어?"…자살 막겠다더니 오히려 6배 늘어
입력 2014-02-24 20:00  | 수정 2014-02-24 20:49
【 앵커멘트 】
(그래서) 서울 마포대교에는 '오늘 하루 어땠어' '밥은 먹었어?' 처럼 일상적인 말들로 자살 시도자를 위로하는 말들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캠페인이 시작된 후에 실제 투신자는 오히려 6배나 늘어 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다리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잠깐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게요! 놓으라고!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려던 27살 고 모 씨는 다행히 소방관에게 구조됐습니다.

고 씨가 투신 소동을 벌인 서울 마포대교입니다.

"오늘 하루는 어땠냐"며 난간이 말을 건넵니다.


자살 시도자의 마음을 돌리려는 '생명의 다리' 캠페인입니다.

그런데 이 문구가 마포대교에 새겨진 2012년 9월 이후 되려 투신자가 6배나 늘었습니다.

캠페인이 오히려 다리를 홍보하는 효과를 낳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정택수 / 한국자살예방센터장
- "이왕 죽을거면 거기 한번 찾아가볼까, 거기서 한번 떨어질까, 이런 심리가 작용하니까…."

떠들썩한 캠페인 홍보만 있었을 뿐, 정작 자살을 막을 실질적인 대책은 미비했다는 겁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이 난간의 높이는 제 허리춤밖에 되지 않아 쉽게 넘어갈 수 있을 정도지만, 다리 아래로는 아무런 안전장치도 돼 있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문구 탓이 아니라며 한강대교에도 문구를 새겨넣는 등 생명의 다리를 늘리는 추세.

하지만, 심리적인 대책뿐 아니라 난간을 높이고 다리 밑 그물망을 설치하는 등 물리적인 안전장치를 우선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