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등의 불' 은행권 정규직 전환
입력 2007-01-24 12:00  | 수정 2007-01-24 13:34
지난해 말 우리은행이 3천명에 달하는 대규모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면서 다른 은행권에도 '발등의 불'이 됐는데요.
하지만 다른 은행들은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김수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카드 콜센터 근무만 8년차인 베테랑 상담원 박선희씨.

오는 3월이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요즘 일하는 게 즐겁기만 합니다.

인터뷰 : 박선희 / 우리은행 카드콜센터 상담원 - "먼저 가장 기뻤죠. 근무를 굉장히 오래했는데 1년마다 한번씩 계약서를 쓴다든지 기본적인 요건들에 있어서 불안정한 느낌이 아무래도 있었거든요."

다른 시중은행 지점에서 창구업무를 보고 있는 정 모씨는 비정규직입니다.

정규직원과 하는 일은 비슷한데 월급이나 복리후생 차이는 아주 큽니다.


인터뷰 : 은행 비정규직 직원 - "똑같은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나는 계약서를 매년 써야되고, (정규직원들은) 안써도 되고, 좀 더 안정적인 느낌을 받잖아요. 그게 좀 씁쓸하더라고요. (정규직보다) 내가 못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야 된다는 거.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우리은행이 먼저 시작한 은행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다른 은행에 '발등의 불'이 됐습니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은 우리은행과는 사정이 다르다며 대규모 정규직 전환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정규직 전환에 미온적인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 부담 때문.

인터뷰 : 이서원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비용의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꺼리는 면도 있게 되고요, 특히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은행들의 경우에는 시기를 놓고 많은 저울질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기와 방법을 놓고 고민하는 은행, 이 때문에 은행권의 정규직 전환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김수형 / 기자 - "외환위기가 낳은 고용시장의 어두운 그림자 비정규직. 회사와 노조, 그리고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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