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내용 숨기면 이혼사유 된다"

【 앵커멘트 】
아내에게 재산 상황을 숨겼다 이혼 소송을 당한 남편에게 법원이 위자료 지급과 재산 분할을 명령했습니다.
배우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줬다는 것인데, 유사 소송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결혼한 35살 A씨.

결혼 뒤 남편에게서 월급이 얼마라는 말도 듣지 못한 채 몇만 원씩 쥐어주는 현금이나 가족카드를 받아 씁니다.

물론, 결혼 전 2억 원이 넘는 빚이 있었다는 말조차 듣지 못합니다.

심지어 상여금 등 1억 5천만 원을 아버지 사업자금에 보태면서 아내에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재정 상황에 대해 입을 다물면서, 정작 돈에 쪼들리던 아내가 받은 300만 원의 카드 현금서비스에는 격분한 남편.

참다못한 아내는 결국 결혼 4년 만에 이혼소송을 냈고, 1,2심 모두 아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울고법은 위자료 3천만 원과 함께 재산분할로 4,500만 원을 건네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재정상황을 알리지 않아 아내를 궁색하게 만들어 상대적 박탈감과 상처를 키웠다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박원경 / 변호사
- "부부간에는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습니다. 의무의 전제로 재정상황을 배우자에게 솔직히 말할 의무도 포함됩니다. 의무를 저버리면 이혼사유와 위자료 지급책임이 있다는…."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1심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남편은 항소까지 했지만, 오히려 나눠줘야 할 액수만 더 늘어나게 됐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