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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심석희 ‘도움’…박승희 2관왕 ‘골인’
입력 2014-02-22 03:43 
박승희와 심석희는 2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 출전해 각각 금메달, 동메달을 획득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언니도 잘 했다. 하지만 동생의 도움이 컸다. 결국 ‘협동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박승희(22·화성시청)가 소치올림픽 한국선수 중 유일한 2관왕에 등극했다. 박승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스케이팅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30초761로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로써 지난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박승희는 3000m 계주 금메달에 이어 1000m에서 자신의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박승희의 스케이팅도 눈부셨지만, 대표팀 막내 심석희(17·세화여고)의 공을 빼먹을 수 없었다. 이날 동메달을 차지한 심석희의 스케이팅 자체도 훌륭했지만 사실 박승희의 두 번째 금메달이 나오기 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심석희의 도움이었다.
레이스 초반 나란히 박승희와 심석희는 2, 3위로 자리했다. 하지만 곧바로 1, 2위로 치고 나왔다. 둘은 서로 욕심을 내지 않았다. 대신 보기 좋게 자리를 지켰다. 박승희가 속도를 줄이면 심석희가 선두로 치고 나왔고, 심석희가 뒤로 처칠 때 곧바로 박승희가 앞자리로 나섰다.이 둘의 환상적인 콤비플레이 앞에서 미국의 제시카 스미스와 중국의 판커신 등이 틈을 파고들지 못했다.
하지만 레이스 막바지 상황이 달라졌다. 판커신이 스퍼트를 내며 안쪽을 파고 들었다. 박승희가 선두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판커신은 심석희를 따돌렸다. 저돌적인 판커신은 계속 박승희의 안쪽을 압박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심석희였기 때문이다. 심석희는 비록 판커신에 뒤쳐졌지만 인코스, 아웃코스를 공략하며 교묘하게 판커신을 압박해나갔다. 박승희와 심석희 사이에 끼인 꼴이 된 판커신은 마지막 순간까지 박승희를 추월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승점 통과를 앞둔 박승희를 손으로 잡아채려는 볼썽사나운 행동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는 쪽은 바로 한국의 박승희와 심석희였다.
4년 전 밴쿠버대회에서 노골드에 머문 여자 쇼트트랙은 대한체육회의 보고서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1000m와 1500m에서 중국에 밀린 이유를 바로 선수들간의 ‘협동 부족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가득이나 파벌싸움 등 잡음에 시달린 터라 그 여파는 컸다.
하지만 이번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경기 운영에서 빛난 건 ‘협동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박승희와 심석희는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나눴다. 협동이 만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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