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기업 개혁 외치는 정부, 금융공기업에 낙하산
입력 2014-02-21 20:00  | 수정 2014-02-21 21:01
【 앵커멘트 】
정부가 방만 경영과 빚더미에 올라앉은 공기업 개혁을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그곳에 정치인이나 퇴직 관료를 낙하산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감사 자리는 낙하산 전유물이어서 오히려 공기업 개혁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입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은행이 파산했을 때 고객의 예금 지급을 보장하려고 설립된 예금보험공사.

예보는 지난해 말 감사모집 공고를 내면서 '예금보험 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정작 감사는 새누리당 출신의 문제풍 씨가 선정됐습니다.

직접 예보로 찾아가 문제풍 감사를 만나려 했더니 문 감사는 회의를 핑계로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 인터뷰 : 예금보험공사 관계자
-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기관이 있지 않습니까. 왜 우리 감사님이 대표로…. (문제풍 감사가 나가셨나요?) 조금 전에 나가셨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이곳은 전국 공공기관의 감사가 모여 회의를 벌이는 감사원인데요. 다시 한번 문제풍 감사를 찾아가 낙하산 논란에 대해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인터뷰 : 문제풍 / 예금보험공사 감사
- "나중에 했으면 좋겠네요. (국회) 국정감사에 참여했고, 결산도 심사했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면 곤란하죠."

구청장 출신으로 또 다른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정송학 감사.


정 감사는 과거 민간기업의 임원까지 한 만큼 충분히 감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정송학 /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 "28년간 민간기업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민간기업에서 가진 경영의 노하우나 감사기법을 이용할 수도 있고…."

금융 공기업의 감사는 정치인이나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료 즉 모피아 출신으로 빼곡하게 차있습니다.

이들의 연봉은 2012년 기준으로 평균 2억 5천만 원에 달해 전체 공공기관 감사에 비해 5배 가 넘습니다.

부채에 허덕이면서도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들에게 꼬박꼬박 거액 연봉을 주는 한, 공기업 개혁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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