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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야 고마워" 그녀의 가장 큰 버팀목 어머니
입력 2014-02-21 09:21  | 수정 2014-02-24 20:44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과 함께 은퇴한 김연아(24)가 고된 훈련을 오랫동안 견디며 '피겨 여왕'으로 정상에 설 수 있도록 가장 묵묵히 지켜봐 준 장본인이 있다.
처음 김연아에게 스케이트를 맛보게 해주고, 줄곧 곁을 지키며 17년 넘게 때로는 격려하고, 때로는 채찍질하며 버팀목이 돼 준 어머니 박미희(55)씨다.
과천 아이스링크에서 특강을 통해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한 1996년, 7살의 유치원생이던 김연아는 고모가 선물한 낡은 빨간색 피겨 부츠로 초등학생 언니들과 어울려 피겨의 맛에 푹 빠졌다.
TV속 미셸 콴(미국)의 모습에 반한 어린 소녀는 올림픽을 동경했다. 현재 김연아를 가르치는 류종현 코치도 재능을 발견하고 선수 입문을 권유했다.

딸을 고난의 길로 내보내야 하는 선택 앞에서 망설였지만, 어머니 박미희 씨는 그 고난의 길을 함께 걷기로 결심하고 김연아를 선수로 키우기 시작했다.
수많은 고난이 있었지만 어머니가 포기하지 않았기에 김연아도 세계 정상에 우뚝 설 기틀을 닦을 수 있었다.
사춘기가 찾아온 초등학교 6학년 때 김연아는 빙상장과 학교만 오가야 하는 선수 생활을 힘겨워하며 그만두겠다고 선언했지만, 박씨가 투정을 모두 받아들이면서 다독거린 덕에 다시 링크로 돌아올 수 있었다.
1998년 IMF 사태가 찾아왔을 때에는 경제난 탓에 큰 돈이 들어가는 피겨를 계속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김연아의 기를 죽이지 않으려고 내색도 않고 뒷바라지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것은 아끼는 딸의 몸이 자꾸 망가져도 계속 훈련시켜야 하는 부모의 마음이었다.
실제로 시니어 데뷔 직후에는 고관절과 허리 부상이 거듭되고 스케이트화도 자꾸 망가지는 탓에 박씨도 딸의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다행히 시련을 이겨낸 딸이 세계선수권대회·올림픽 등 큰 무대에서 '피겨 여왕'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박씨의 가슴 속에 흐르던 피눈물은 이제 기쁨의 눈물이 됐다.
누구보다도 김연아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박씨는 지금도 김연아의 엄마이자 코치이자 매니저이다.
김연아가 각종 국제대회를 치를 때면 박씨는 늘 객석 구석에 앉아 김연아의 연습 장면을 속속들이 지켜보며 딸의 컨디션이 어떤지를 체크한다.
정식 코치가 있는 만큼 직접 나서는 일은 드물지만, 때로는 김연아의 상태를 보고 코치에게 연습에 관한 건의를 하기도 한다.
박씨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 이후 김연아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올댓스포츠를 설립, 대표이사로 취임해 딸의 관리에도 직접 나섰다.
올댓스포츠는 소치올림픽에서도 따로 김연아의 숙소와 이동 차량을 마련하고 전담 트레이너와 마사지사·로드매니저를 붙이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했다.
함께 소치에 온 박씨는 단백질 위주의 '김연아용 식사'를 직접 만드는 '엄마 역할'을 하면서 김연아의 컨디션 관리에 중심 역할을 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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