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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아디오스’ 김연아…그녀를 여왕으로 만든 사람들
입력 2014-02-21 04:51 
피겨여왕 김연아가 빙판을 떠난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비록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었지만 김연아(24)가 진정한 ‘여왕이었다. 이제 여왕 김연아를 볼 수 없게 됐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무대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여왕이 되기 까지 김연아의 모든 조건은 완벽했다. 타고난 재능과 노력,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돋보이는 정신력까지. 하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피겨 불모지인 한국에서 김연아 같은 선수가 나오리라는 예상은 극히 드물었다. 이는 김연아도 잘했지만 김연아 여왕 만들기를 위해 헌신한 조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치원생때 피겨 마스터반까지 마친 김연아의 재능을 알아보고 어머니 박미희씨에게 선수로 키워보자”라고 제안한 사람이 바로 류종현(46) 코치다. 아이스댄스 선수 출신인 류 코치는 김연아의 첫 스승으로 점프의 기초를 다졌다. 류 코치의 바통을 이어받은 사람이 바로 ‘한국 피겨의 대모 신혜숙(57) 코치다. 신 코치는 김연아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2년 반 남짓 지도했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을 자신의 선수생활 마지막 무대로 정하면서 옛 스승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이번 올림픽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발표를 기다릴 때 함께하는 이들이 바로 신 코치와 류 코치다.
하지만 김연아 피겨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승은 바로 브라이언 오서(53·캐나다)다. 1988 캘거리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오서는 2007년 3월부터 김연아의 코치를 맡아 김연아의 여자 싱글 사상 첫 200점 돌파(2009년 세계선수권)와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2010년 2월) 등 최고의 순간을 함께했다. 이후 김연아와 오서는 밴쿠버대회가 끝나고 6개월 만에 헤어졌고, 오서는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의 하뉴 유즈루(20)를 지도해 피겨 남자 싱글 금메달로 이끌었다.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48·캐나다)도 여왕 김연아에게 소중한 사람이다. 김연아의 모든 안무는 윌슨 손에서 나온다. 그는 2006년 프리 스케이팅 '종달새의 비상'의 안무를 짜면서 김연아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해서 9년 째 함께하고 있다. 김연아도 윌슨과 만난 뒤 눈에 띄게 예술성이 좋아졌다. 잘 웃지 않고 좀처럼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던 김연아는 윌슨을 만나 천의 얼굴과 몸짓을 지닌 예술가로 뒤바꼈다.
그러나 김연아 여왕 만들기의 1등 공신은 바로 그의 어머니 박미희(57)씨다. 박 씨는 딸의 성공을 위해 18년을 바쳤다. 딸이 세계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전까지는 코치 섭외부터 빙상장 대여까지 모두 혼자 도맡아 하며 딸의 매니저·운전수·물리치료사 역할을 모두 해냈다. 한 때 딸만 위하는 박 씨의 행동을 이기적이라고 보는 시선도 존재했지만 녹초가 된 딸을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얼음 위로 밀어내는 박 씨가 없었다면 지금의 김연아도 없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 대표이기도 한 박 씨는 소치에서도 김연아의 아침밥은 손수 챙겼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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