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산상봉] 뱃속에 있던 아들이 환갑
입력 2014-02-20 20:02  | 수정 2014-02-20 20:46
【 앵커멘트 】
환갑 넘은 아들을 끌어안은 아흔이 넘은 아버지, 구급차에 누워서라도 아들 얼굴을 꼭 보겠다는 모습.
분단이 낳은 우리의 슬픈 현실입니다.
오지예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구급차에 몸을 누이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91살 김섬경 할아버지.

침대에 누운 채로 상봉장으로 향했지만, 아들 딸을 만날 생각에 미소가 가득합니다.

▶ 인터뷰 : 의료진
- "오늘 아주 그리운 가족들 만나시니까 편안하게 쉬고 계세요. (네)"

한 때 북측이 사전 협의가 안 됐다고 상봉장 입장을 꺼려 한 때 60년 기다림은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공개로 구급차에서 혈육을 만났습니다.


우리 측 이산가족 가운데 최고령자인 아흔여섯 살 김성윤 할머니는 81살 여동생을 만나 10대 자매처럼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93살 강능환 할아버지는 아들 얼굴을 오늘 처음 봤습니다.

6·25로 결혼 넉 달 만에 헤어진 부인의 뱃속 아이가 어느덧 환갑을 넘어 나타났습니다.

▶ 인터뷰 : 강정국 / 북측 상봉 가족 (63세)
- "아버지가 나 태어나기 전에 남으로 갔어…"

허탈감이 교차한 가족도 있었습니다.

북측에서 온 이복동생이 꺼낸 아버지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혈육이 아니라는 탄식이 흘러나옵니다.

▶ 인터뷰 : 최남순 / 남측 상봉 가족 (64세)
- "제가 지금 만나보니까 (아버지가) 아닌 것 같아요. 할아버지 함자도 다르고 아버지 고향도 (아니고)"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영상편집 : 국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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