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소주업체 가격담합 아니다"

【 앵커멘트 】
소주가격을 담합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과징금이 과하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아예 담합 자체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국내 소주업체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얼마 뒤 업계 1위인 '참이슬'의 진로하이트를 시작으로 10개 주류업체가 일제히 소주가격을 올립니다.

이듬해인 2008년 12월, 역시 진로가 가격 인상 테이프를 끊자, 모든 소주가격이 한꺼번에 오릅니다.

그 결과 '참이슬' 출고가는 800원에서 888원으로, '처음처럼'은 770원에서 868원으로 껑충 뜁니다.

그러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주업체들이 담합을 했다며 25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정부의 가격통제를 받아온 소주업체는 국세청과 업계 1위 진로가 가격 인상을 사전에 논의하면 다른 업체들도 이에 맞춰 가격을 올리는 게 관행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원심 판결은 담합이 맞긴 하지만, 이런 소주업계의 독특한 사정이 있다며 과징금이 과하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아예 담합 자체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업체 대표 간의 모임은 있었지만, 국세청 방침에 대처하는 논의 정도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윤성식 / 대법원 공보관
- "가격 인상을 논의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출한 자료 만으로는 가격 인상 등에 대한 합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판결입니다."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주류업체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아직 최종 확정 판결이 아니라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