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금리 + 시세차익` 공모CB 투자해볼까
입력 2014-02-19 17:29  | 수정 2014-02-20 14:01
공모 전환사채(CB)에 투자해볼까.
일정 시점이 지난 후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가 기관투자가는 물론 재테크족 '필수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높은 만기 수익률에 주가 상승 시 시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동안 사모형태로 발행됐으나 최근 들어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공모 CB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LG이노텍이 발행한 CB는 3000억원을 모집하는 데 투자자금이 4300억원 몰리며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 발행을 준비 중인 한솔홈데코의 CB에도 투자자들 관심이 뜨겁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 CB는 만기 보유시 수익률이 5% 수준이지만 한솔홈데코가 발행할 CB는 7.89%로 투자 매력이 높다"며 "발행 이후 한 달 뒤부터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아지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동국제강 계열회사인 유니온스틸과 한라, GS건설 등 중견기업들이 공모 CB 발행을 준비 중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0개 기업, 코스닥 시장에서 14개 기업이 CB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CB를 발행한 코스닥 기업은 60개사로 유가증권시장(22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발행 비율이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벤처기업들이 CB를 발행할 때에는 인수인이 미리 정해져 있는 '사모' 형태가 주를 이뤘지만 요즘 들어 시장 인지도와 일정 수준 신용도를 갖춘 중견기업들의 발행이 늘어나면서 공모형도 증가하는 추세다. 일부 기업의 경우 특정 투자자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사모 CB보다 지분율이 분산되는 공모형 발행을 선호하기도 한다.
공모형 CB 발행이 늘어나면서 금융투자업계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국내 증권사들은 CB 발행 및 투자 수요 증가에 발맞춰 관련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는 공모 CB 발행을 전담하는 영업팀을 꾸리고 기업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원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상무는 "중견기업의 경우 무보증 회사채 발행으로는 투자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지만 CB에는 기관은 물론 개인투자자들도 관심이 많아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며 "대주주 지분율이 안정적이면서도 재무구조 개선 의지가 높은 기업들의 발행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신용등급이 투자등급(BBB) 이상이면서 '전환가격 조정(리픽싱) 비율'이 높은 CB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리픽싱 비율이란 주가가 하락할 때 CB 전환가격을 낮춰주는 조건을 뜻한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전환권 행사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보전해주기 위한 장치다. 한솔홈데코의 경우 현재 1주당 전환가격이 1635원이다. 리픽싱 비율은 70%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전환가격을 최대 1144원까지 조정해준다. 투자자 처지에선 주가가 전환가격 이하로 떨어졌다가 오름세를 보일 때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과거 CB는 투자자를 모집하기 힘든 한계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이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양그룹 법정관리 신청 후 회사채 시장에서 우량 신용등급을 갖춘 기업들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최근 중견기업들도 CB 발행 시장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 재무구조 관점에서도 차입금으로 잡히는 회사채 발행보다 자본으로 전환 가능한 CB가 이득이다.
■ <용어설명>
▷전환사채(CB) : CB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특정 가격에 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전환권)가 부여된 채권이다. 투자자들은 채권에서 나오는 이자는 물론 해당 기업 주가가 오르면 전환권을 행사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전환권을 포기하고 회사채를 상환받으면 되기 때문에 원금이 보장된다.
[김혜순 기자 /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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