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리은행, 3~4개 주주에 공동경영권 부여해 매각…인수후보는?
입력 2014-02-19 17:25  | 수정 2014-02-19 20:03
JB금융ㆍ광주銀 상생협약 김한 JB금융지주 회장(가운데)과 김장학 광주은행장(오른쪽)이 19일 광주은행 본점에서 JB금융지주와 광주은행 간 상생 발전 및 광주ㆍ전남지역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제공=광주은행]
정부가 우리은행 매각을 위해 과점주주에게 '공동경영권'을 주는 방식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우리은행을 단독으로 인수할 뚜렷한 주체가 없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인 없는 은행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시함과 동시에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런 방안에 무게를 두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까지 우리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한 곳은 교보생명뿐이다. 정부가 정부(예금보험공사) 지분 56.97%를 전량 매각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19일 기준 우리금융지주 시가총액은 9조8736억원. 정부가 가진 지분 가치는 5조6000억원이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이 지분을 단독으로 가져갈 수 있는 금융회사나 사모펀드는 나타나기 어렵다.
정부는 최소 10% 이상 지분을 가져가는 주체에게 공동경영권을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가총액과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각각 1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공동경영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인수자 측이 공동경영권을 행사한다는 주주 간 협약을 하면 현행 법상 3~4개 주주가 은행 공동경영권을 인정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는 법률 검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 방안은 유효경쟁을 성립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투자자격의 금융회사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재무적 투자자의 컨소시엄을 인수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KB금융은 우리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뜻을 피력했으나 과점주주의 하나로 참여하는 것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사모펀드, 외국계 재무적 투자자보다는 국내 금융전문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금융전업가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매각 방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것은 유효경쟁 분위기를 만들고, 남은 지분은 주가 수준에 따라 순차적으로 블록세일 방식 등으로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지주는 경남은행ㆍ광주은행 매각이 마무리되는 대로 4월부터 우리은행과 합병 절차에 들어가 8월께 합병 작업이 완료된다. 이후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합병 후 우리은행이며, 우리카드 우리FIS 우리PE 우리종합금융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은 우리은행 자회사 형태로 매각될 전망이다.
한편 우리파이낸셜과 우리자산운용은 매각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됐다. 우리금융지주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이 회사들을 각각 KB금융, 키움증권에 매각하는 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우리파이낸셜과 우리자산운용 매각가는 각각 2800억원, 75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우리F&I 매각을 위한 대신증권과 협상은 세부 조건을 놓고 이견이 있어 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NH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증권ㆍ생명보험ㆍ저축은행) 매각은 4월 이후에 매각이 완료될 예정이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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