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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우량채 발행 봇물 "이제부터가 진짜"
입력 2014-02-19 14:22 

[본 기사는 02월 17일(05: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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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봇물'이다. 우량 신용등급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쏟아내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지만 우량기업들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얘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초까지 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AA급 이상 우량채 물량만 2조19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발행된 우량채 규모(2조2100억원)와 맞먹는 수치다. 한 달 반에 걸쳐 발행됐던 물량이 2~3주 안에 모두 소화돼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우량채 수요예측은 당장 17일부터 시작된다. 이날 신용등급이 AAA인 우리금융지주와 AA급인 농심홀딩스가 각각 3500억원,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다음날인 18일 LG패션(AA-)과 우리카드가 각각 500억원, 1500억원을 목표로 투자자 모집에 들어간다.
발행금액이 커진 것은 오랜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거물'들의 영향이 크다. 2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현대중공업은 무려 5000억원을 발행하겠다고 나섰고 GS에너지는 발행금액을 3000억원으로 정했다.
아울러 지난해에 이어 '큰손'으로 통하는 삼성물산도 4000억원 발행을 예정하고 있다. 이 세 기업의 발행 규모만 합해도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우량기업들이 풍부한 기관 수요를 인지하고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우량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에 대해 공사채 발행 급감이 큰 영향을 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관계자는 "공사채 발행이 급감하면서 우량채 수요가 일반 우량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로 집중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수요처를 확보한 IB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영업을 활발히 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공사채 순상환액은 2조83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순상환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정부가 공공기관 부채 감축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우량채 수요가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사채 발행이 주춤한 상황에서 이 정도 발행액은 무난하게 소화될 것"이라며 "공사채 발행 추이에 따라 속도를 조절한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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