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사 대표, 주식담보대출 잇따라
입력 2014-02-18 17:05  | 수정 2014-02-18 19:32
최근 상장사 대표들이 보유한 주식 중 상당 부분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들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는 것은 회사 자금조달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나타내는 동시에 대출 금융사가 반대매매에 나서면 대주주 변경에 따른 경영 안전성 훼손, 주가 하락 등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김재섭 슈넬생명과학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 대부분을 금융사에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마련했다. 17일 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보유 주식 736만4986주 가운데 700만주를 우리캐피탈 등 4개 금융사에 차입금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지난 10~11일에 맺었다.
최근 왕기철 동원수산 대표이사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 87.9%를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왕 대표는 지난 12일 한화투자증권과 41만1990주, 11일엔 대신증권과 7만9600주를 담보로 맡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49만1590주로 왕 대표가 보유한 전체 주식(55만9189주) 가운데 87.9%다.
동원수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왕 대표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하고자 금융권에서 빌린 48억원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에는 김준일 락앤락 회장이 한국증권금융과 기업은행 측에 각각 100만주, 30만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에도 이들 금융사와 434만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 회장 보유 주식 가운데 담보로 잡힌 주식은 모두 564만주로 전체 보유 주식(3526만6857주) 중 16%에 해당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상장사 대표의 대규모 주식담보계약이 주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에 나서는 이유는 회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고, 금융사가 담보 주식을 처분하면 대주주 변경으로 경영 안전성에 대한 염려도 생긴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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