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전기강판 특허분쟁서 포스코 완승

포스코와 신일철주금 등 한.일 대표 철강기업간 방향성 전기강판 특허 소송에서 포스코가 승리했다. 방향성 전기강판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신재생에너지 등의 변압기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강판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철강사의 미래 최대 먹거리로 꼽힌다. 이에 따라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방향성 전기강판 시장에서 포스코가 일본 제일 철강사인 신일철주금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한국 특허청은 지난 17일 신일철주금의 특허 4건에 대한 무효 심판 결과 "특허 4건의 38개 청구항 모두가 이미 알려진 공지기술과 동일하거나 유사해 무효"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포스코가 18일 밝혔다. 다시말해 포스코보다 먼저 개발.생산한 신일철주금의 방향성 전기강판은 특허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에 무효된 특허 4건은 각각 방향성 전기강판의 소재가 되는 강판을 가열하는 속도, 강판의 열처리 온도, 강판내 산소량 및 강판에 조사되는 레이저 출력 등에 관련된 사안이었다.
포스코와 신일철주금간 특허 분쟁은 포스코의 방향성 전기강판 판매가 늘자 신일철주금이 지난 2012년 4월 일본.미국 법원에 포스코 제품의 특허 침해 소송을 내면서 촉발됐다. 이에 포스코는 미국과 한국 특허청에 신일철주금이 주장한 특허4건에 대해 침해가 아닐 뿐만 아니라 특허 자체가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주장해왔다. 이에 맞서 신일철주금은 미국 특허청의 무효결정을 막기 위해 기존 4건 31개 청구항으로 돼 있던 특허를 115개로 세분화해 대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특허청은 지난해말 115개 청구항 중 핵심적 109개에 대해 "이미 알려진 공지기술과 동일하거나 유사해 무효사유가 있다"는 취지의 중간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신일철주금이 해당 특허들을 이용해 포스코를 상대로 관련 제품의 생산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방향성 전기강판의 전세계 시장 수요량은 지난해 기준 연간 250만ｔ가량이고 이 중 포스코가 25만ｔ, 신일철주금이 30만ｔ가량을 각각 공급하고 있다.
[홍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