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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 입성’ 윤석민, 바늘구멍 정글 구도는?
입력 2014-02-18 09:29 
윤석민이 치열한 선발 경쟁을 시작한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윤석민(28)이 볼티모어행을 확정지었다. 이제 바늘구멍 같이 좁고 치열한 정글의 선발 경쟁이 시작된다.
볼티모어는 1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윤석민과의 3년 계약을 발표했다. 이로써 윤석민은 메이저리그를 밟은 역대 15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제 향후 과제는 무엇일까. 자신의 염원인 선발투수로 활약하는 것이다. 일단 기회는 제공받을 가능성이 높다. 3년이라는 시간을 보장받았지만 당장 좁디좁은 경쟁을 뚫고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국 언론의 예상에 따르면 경쟁구도는 7대1이다. 볼티모어의 지역 언론 ‘볼티모어 선은 18일 스프링 트레이닝 경쟁을 펼칠 5선발 후보들을 언급했다. 해당 언론은 지난해 원투펀치였던 크리스 틸먼(16승 7패 평균자책점 3.71)과 미겔 곤잘레스(11승 8패 평균자책점 3.78), 대만 투수인 천웨이인(7승7패 4.07)과 지난 시즌 중 휴스턴에서 이적해왔던 버드 노리스(10승12패 평균자책점 4.18)를 확정된 1~4선발로 꼽았다.
추가 변수도 생겼다. 데일리 디쉬는 18일 1선발급의 확실한 선발 우발도 히메네즈가 4년간 4800만 달러(약 509억 원)에 볼티모어행을 앞두고 있다고 알렸다. 히메네즈가 실제로 볼티모어에 합류한다면 선발 1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확정적이다. 이럴 경우 노리스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배당률에서 윤석민은 10-1로 4위에 올랐다. 경쟁이 사실상 8대1이고, 매겨진 순위가 4위라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 역시 윤석민의 기량에 대해 직접 확인한 적이 없는 상태서 나온 순위이기에 큰 의미는 없다. 일단 후보군 중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브리튼과 가우스먼이다.

브리튼은 볼티모어가 애지중지했던 촉망받는 유망주 출신의 좌완투수로 지난해 단 8경기(7경기 선발)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지난 2011시즌 11승11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이후로는 기대치만큼 도약하지 못하고 정체된 모습이다. 지난해는 트리플 A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4.27의 성적을 냈다.
가우스먼은 브리튼보다 커리어는 일천하지만 장래만을 놓고 보면 윤석민에게 더욱 위협적이다. 올해 불과 23세인 가우스먼은 볼티모어가 2012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한 특급 유망주다. 폭발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우완투수로 제구와 운영 능력 등의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이를 보완한다면 윤석민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이외의 해당 순위에 오른 경쟁자들은 사실 큰 위협이 될 만한 자원이 없다. 어세베스는 경험많은 구원투수에서 최근에는 선발로 변신했지만 지난해 메이저리그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를 오갔다. 좌완 매튜츠는 선발 출신이긴 하지만 지난해 구원투수로만 65경기에 나서 오히려 더 많은 가능성을 선보였다. 존슨과 맥페어랜드 역시 선발투수로서 증명한 것이 많지 않다.
추가로 휴스턴 출신의 노리스까지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리스는 시즌 중 볼티모어로 팀을 옮기기전까지 휴스턴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볼티모어로 옮기고 나서는 4승3패 평균자책점 4.80으로 부진했다. 특히 피안타율이 2할9푼8리에 달했고 볼넷도 50⅔이닝 동안 24개나 될 만큼 매우 많았다. 볼티모어의 홈에서 약했고, 지난 시즌 전체 커리어 자체가 하향세였기에 코칭스태프들의 완전한 믿음은 얻지 못했다. 원래도 그리 경쟁력이 충분한 수준의 투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선발 경쟁을 펼칠만한 자원이다. 기본적으로 볼티모어의 마운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이 높은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볼티모어는 평균자책점이 ML 23위였는데, 수비를 배제한 평균자책점인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에서는 전체 29위에 머물렀다. 투수들의 성적도 그나마 강력한 수비로 인한 허수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선발 자리를 잡은 투수들 또한 수년간 경쟁력을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던 투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분명 경쟁해볼만한 여지는 충분하다. 분명 기회는 온다. 팀 내 경쟁자들을 의식하기보다는 당장 시작될 시범경기, 나아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의 정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지가 향후 선발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더 중요할 전망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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