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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감동 안긴 여자 컬링, 잡초도 숨을 쉰다
입력 2014-02-18 06:33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최종 8위를 기록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소치동계올림픽이 개막하기 전까지 컬링에 대해 아는 이는 적었다. 종목조차 생소했기에 그들을 주목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올림픽 내내 이들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이뤄낸 쾌거다.
신미성(36), 김지선(28), 이슬비(26), 김은지(25), 엄민지(23, 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한국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컬링 여자 풀리그 최종전에서 캐나다에 패하며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한국대표팀은 3승5패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세계랭킹 10위였던 한국은 일본, 러시아, 미국에게 승리하며 최종 8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저력은 ‘팀워크에서 나왔다. 경기도청 소속 선수들로 팀을 꾸린 한국대표팀은 위기상황에서도 집중력을 놓지 않고 똘똘 뭉쳤다. 간혹 실투가 나오더라도 동료가 주눅이 들지 않도록 격려했다. 함께 한 시간이 길었기에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한국대표팀은 잡초와 같았다. 훈련환경도 충분하지 않았다. 한국 컬링 사상 첫 태극마크를 달고도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태릉선수촌 식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서러움을 견뎌내고 당당히 소치에 입성했다.
관심이 인기종목에 치우쳤을 때도 한국대표팀은 꿋꿋이 경기를 준비했다. 그 결과, 올림픽 데뷔전이었던 일본에 맞서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스위스-스웨덴에 연패를 당했다. 러시아에 값진 1승을 거둔 이후 또 다시 3연패(중국-영국-덴마크)에 빠졌다.
포기하기엔 일렀다. 한국대표팀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미국(세계랭킹 7위)을 완파하며 기권을 받아냈다. 마지막 캐나다와의 승부에서도 경기 끝까지 팽팽한 대결을 펼쳐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국은 생소한 동계스포츠 컬링에서 희망을 품었다. 불가능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그들의 땀과 노력은 또 하나의 감동을 전했다.
이제 나침반은 평창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의 컬링은 4년 뒤 평창에서의 선전을 기약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잡초에서 피어난 화려한 꽃을 위한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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