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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안현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최초 신화’
입력 2014-02-16 09:23 
대한민국 쇼트트랙 역사에, 러시아 쇼트트랙 역사에 그리고 올림픽 쇼트트랙 역사에 안현수와 빅토르 안이 그은 첫 번째 획이 수두룩하다. 사진(러시아 소치)= 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안현수(29 러시아)의 대단한 도전은 성공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쇼트트랙의 황제 안현수가 25일(한국시간) 저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1분25초325의 기록과 함께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10일 1500m에서의 동메달로 8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무대의 적응을 마친 안현수는 감동적인 금메달까지 따냈다. 하지만 이제 성공의 출발일 뿐이다.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더더욱 대단한 새 역사가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작성될 수 있다.
그의 행보를 보면 ‘첫 번째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떠오른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역사에, 러시아 쇼트트랙 역사에 그리고 올림픽 쇼트트랙 역사에 안현수와 빅토르 안이 그은 첫 번째 획이 수두룩하다.
러시아의 영웅 이전, 안현수는 대한민국 쇼트트랙계의 보물이었다. 8년 전인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참가한 안현수는 1000m, 1500m, 5000m 계주를 모두 휩쓸면서 홀로 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첫 3관왕의 쾌거였다. 태극기를 거푸 흔들던 안현수는, 그러나 이제 빅토르 안으로 바뀌었다.
이름은 달라졌으나 그의 기량은 여전했다. 그리고 그의 ‘최초 신화 역시 더욱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그의 1000m 금메달은 러시아의 올림픽 쇼트트랙 도전사 속에 첫 번째 경사였다. 10일 1500m 동메달은 숫제 첫 메달이었다. 결국 러시아 쇼트트랙계가 학수고대했던 올림픽 첫 메달과 두 번째 메달이 빅토르 안의 발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올림픽 역사도 바뀌었다.
안현수는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국적을 달리해 대회에 출전해 1개 이상의 금메달을 차지한 첫 인물이 됐다. 2개의 국적으로 메달을 목에 건 경우는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바트 벨드캄프가 주인공으로,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과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 네덜란드 국적으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던 그는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는 벨기에 선수로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2개의 조국에 모두 금메달을 선사한 것은 안현수가 최초이고 유일하다.

기록은 또 있다. 올림픽 쇼트트랙 사상 최다인 4개의 금메달의 보유자가 됐다. 남자로서는 최다이고 여자부의 한국 전이경, 중국의 왕멍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하지만 이 ‘타이기록마저 오롯이 안현수의 몫이 될 공산이 적잖다.
안현수의 소치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자 500m와 5000m 계주에서도 빅토르 안의 이름으로 출전하고 메달 가능성도 높다. 안현수는 올림픽 전에 열린 유럽선수권 500m에서 이미 1위를 차지하면서 톱클래스임을 입증했다. 러시아 동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5000m 계주도 결승에 진출해 있다. 안현수가 가장 메달에 탐을 내는 종목은 계주다.
요컨대, 2개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또 획득한다면 올림픽 쇼트트랙 역사에 5번째(혹은 6번째) 금메달을 가져가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쇼트트랙 사상 최초로 두 번째 올림픽 3관왕이라는 금자탑도 가능할 수 있다. 첫 번째 사나이 안현수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최초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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