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의 맥] 오늘은 '안중근 데이'…나경원 vs 심은하?
입력 2014-02-14 07:47  | 수정 2014-02-14 11:09
(오프닝)
2월 14일 금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북한의 전격 제안으로 오늘 오전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립니다. 동해를 병기하자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단독 표기하자는 법안이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영화배우 심은하 씨의 남편인 지상욱 전 선진당 대변인과 나경원 전 의원이 중구 당협위원장을 놓고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2월 14일이 안중근 열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날임이 알려지면서 의미를 되새기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1. 2번째 만남
- 그냥 이렇게 끝나는가 싶었는데, 다행히 불씨는 살려냈습니다. 어제(13일) 오후 북한의 전격 제안을 우리가 수용하면서 남북 대표단이 오늘 아침 2차 접촉을 합니다. 엊그제(12일) 회담에서 한미훈련과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다가 하루 만에 회담 제의로 돌아선 것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옵니다.
일단 북한이 이번 회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첫 번째입니다. 가뜩이나 식량난이 심각한데 장성택 처형 이후 대외 투자 유치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최대 우방이라 여겼던 중국도 요즘 북한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기댈 곳이 한국밖에 없어졌다는 논리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한미 훈련과 연계한 것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도 부담스러웠을 수 있습니다. 실제 한국을 방문한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은 어제 이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오늘 회담에서도 연계 입장을 계속 고수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이 경우 3차 회담은커녕 남북 관계는 마치 겨울 왕국처럼 당분간 꽁꽁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국내외의 눈이 판문점에 쏠릴 전망입니다.

2. 동해 단독표기
- "병행표기로는 부족하다, 아예 동해를 단독표기하자"
최근 버지니아주에서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는 법안이 통과된 데 이어 이번에는 동해 단독표기 법안을 추진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 토니 아벨라 뉴욕주 상원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동해라는 명칭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기 전 2천 년간 사용된 이름이라면서 단독 표기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저지주 하원에도 최근 정부가 업무에서 가능하면 일본해가 아닌 동해를 쓰도록 요구하는 법안이 제출됐습니다. 이미 뉴욕과 뉴저지주에는 동해 병기 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들이 미국 정부가 아닌 정치인들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기조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이 철저히 표를 얻기 위해 벌이는 정치적 행동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뉴욕시 거주인구를 보면 한국인은 10만 명으로 일본인보다 4배나 많습니다. 결국, 정부와 한인단체의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3. 나경원 vs 심은하
- 나경원 전 의원과 영화배우 심은하 씨가 한 판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외모 대결을 벌이는 건 아니고,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나 전 의원과, 심 씨의 남편인 지상욱 전 선진당 대변인이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대결을 놓고 새누리당이 시끄럽습니다. 친박 주류가 대표적인 친이명박계 정치인인 나 전 의원을 떨어뜨리고 지 전 대변인을 낙점했다는 설이 최근 급속도로 퍼졌기 때문입니다.
나 전 의원과 지 전 대변인만 놓고 보면 누가 봐도 인지도 면에선 나 전 의원이 앞섭니다. 하지만, 지 전 대변인은 부인 심은하 씨와 함께 지난 대선 박근혜 당시 후보의 지원 유세를 펼쳐 적지 않은 도움을 줬습니다. 사람들이 최고의 영화배우였던 심 씨를 보려고 걸음을 잠깐이나마 세우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심재철 최고위원 등 비주류가 이번 결정에 이른바 '박심'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고 계파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까지 나타났습니다.
당 지도부는 결국 당협위원장 선정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의 대결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4. 안중근 데이
- 2월 14일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십니까? 여성들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 데이라고 대답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밸런타인 데이는 사제 발렌티노가 로마 황제의 명령을 어기고 사랑하는 연인의 주례를 봐 줬다가 처형당한 날이 2월 14일이라며 1930년대 일본의 한 제과회사가 만든 날입니다. 의미 있는 날이니 자사의 초콜릿을 선물하라는 광고였습니다. 이제 크리스마스와 함께 연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날이 됐습니다.
그런데 2월 14일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사건이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일제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아베 총리 등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이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 어떤 때보다 마음이 숙연해져야 할 날인 겁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0일부터 신문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광고로 알리기도 했습니다. 여기다 올해는 19년 만에 정월 대보름이 2월 14일이기도 합니다.
연인들의 사랑, 공동체 정신, 안중근 열사의 숭고한 뜻까지, 여러 가지 기념할 것이 참 많은 2014년 2월 14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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