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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OST 시장도 바꿨다…“역대 최고 수익”
입력 2014-02-13 18:44  | 수정 2014-02-13 21:4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드라마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가 가요계 '황금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드라마 한류 열풍을 무시할 수 없는 요즘이다. 과거 영상 제작사들만의 부가가치 시장에서 벗어났다. 얼굴은 알릴 수 없다지만 목소리 출연이 가능한 가수들에게도 분명 중요한 창구가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주요 음원 차트는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OST가 휩쓸고 있다. 디즈니 에니메이션 '겨울왕국' OST가 돌풍을 일으키긴 했지만 정식 발표된 음원만 놓고 보면 단연 '별그대'가 대세다.
실제로 '별그대' 김수현과 전지현의 키스신에 삽입돼 화제가 됐던 가수 성시경의 OST ‘너의 모든 순간이 13일 현재 국내 주요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공개된 ‘별그대 OST 씨스타 효린의 ‘안녕, 가수 허각의 ‘오늘 같은 눈물이, 린의 ‘마이 데스티니 등 역시 수일간 음원 차트 정상을 석권한 바 있다. 그 외 다른 곡들 역시 멜론, 엠넷, 벅스 등 주요 차트 50위권 내 유지 중이다.
'별그대' OST 제작사 관계자는 "'구가의 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드라마 OST도 히트했지만 '별그대'의 인기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별그대' OST 배급사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별그대' OST로만 순이익 1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지난 2010년 드라마 '시크릿가든' 이후 역대 최고 규모다.

'별그대' OST 판권을 차지하지 못한 기획사들은 땅을 치며 후회 중이다. 애초 '별그대' OST 판권 역시 역대 최고액인 3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여러 옵션이 붙긴 했지만 '별그대' OST 판권은 일반적인 경우(1억 50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금액이라 포기한 기획사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 '대박'으로 그만한 가치가 증명됐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드라마 OST가 가수들에게 큰 시장은 아니었다. 얼굴 없는 가수나 재기를 노리는 가수들이 중심이 됐다.
그러나 변화가 생겼다. 중국이 일본을 넘어 잠재력이 가장 큰 한류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별그대'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출연진의 중국 내 인기는 국내 이상이다.
덕분에, 현재 보류되긴 했으나 얼마 전 한 공연기획사는 총 100억원 규모의 OST 콘서트를 유치하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가수 제작자들은 OST에 참여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일단 드라마 OST를 부르면 관련 콘서트 초청은 물론 그에 따른 중국 진출 가능성도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드라마 OST는 스토리의 극적인 요소와 연출자의 의도, 보는 이의 감성을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어느덧 자기도 모르게 감정 몰입에 충실해진 시청자의 머릿 속에는 해당 장면과 함께 특정 인물의 멜로디가 강하게 각인된다. 가수를 나중에 보게 될 때 이러한 요소가 상호작용해 두 배의 감동과 희열을 맛보게 되는 셈이다.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드라마 뒤에서 조력자 역할에 끝나는 것이 아닌, 반대로 자신의 노래를 한 인물의 이미지와 그의 스토리로 대입시키는 데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아예 다분히 상업적인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삽입되기도 한다. 각각 실제 가수 혹은 연기자의 목소리를 내세우는 경우다. 가수들이 출연했던 드라마 '드림하이'와 '파라다이스 목장'이 그랬다.
한 가요 관계자는 "드라마 OST 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 등에 소속 가수의 곡이 삽입되는 것 만큼 홍보 효과가 큰 것이 없다"며 "평소 이를 위해 꼭 음악프로그램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방송국 전 직원에게 CD를 돌리다시피할 만큼 공을 들이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별한 창구가 마땅치 않은 인디밴드나 록그룹은 아예 영화·드라마·광고에 쓰일 음악을 찾는 제작사 측에 거의 무료 조건으로 직접 제안하기도 한다. 대부분 영세하고 소규모인 이들을 위해 제작사와 가수들을 연결 시켜주는 일종의 에이전시가 존재하기도 한다.
김영만 롤링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노브레인이 영화 '라디오스타' OST와 출연을 계기로 대중에게 크게 어필했던 이후 인디밴드들에게 영화와 CF 배경음악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중요한 창구로 인식되고 있다"며 "공연을 제외한 그외 수익 창출이 힘든 와중에 이들은 희망과도 같지만 요즘에는 아이돌이나 대형가수들조차 BGM 삽입에 열을 올리고 있어 갈 수록 그 길도 여의치 않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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