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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방송진단] 연예인의 올림픽 중계…참신함과 산만함 사이
입력 2014-02-13 10:44 
사진=KBS2, MBC 방송캡처
[MBN스타 안하나 기자] 언젠가부터 올림픽을 중계하는 해설진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전문가와 아나운서가 아닌, 비전문인들이 마이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지난 10일 방송된 동계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었다. KBS2에서 방송된 동계올림픽 스피드 남자 500m 모태범 출전 중계에서 방송인 강호동이 서기철 아나운서, 나윤수 해설위원과 함께 중계진으로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이번 강호동의 해설은 깜짝 출연이 아닌 ID카드를 정식적으로 받아 중계에 합류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예능인이 아닌 특별해설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이날 강호동은 운동선수 출신답게 중계 내내 선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멘트로 눈길을 끌었다. 긴장되고 흥분되고 떨린다”는 그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의 열기를 하나로 모아서 기적 같은 힘이 전달될 수 있도록 즐겁게 신나게 응원하도록 하겠다”며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


강호동의 중계로 다소 파워풀하고 수다스러운 중계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캐스터와 전문 해설위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스피드 스케이팅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등 시청자의 입장에서 해설을 이끌어내 편하고 재미있는 중계가 됐다는 평이다.

또한 아쉬운 성적을 선수들을 향해 최고를 향해 가는 과정일 뿐이고 이를 하나의 소중한 경험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결과와 상관없이 4년간 땀을 흘린 태극전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격려하는 모습도 잊지 않았다.

특히 고등학생인 김준호 선수에게는 미래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고등학생 신분으로 올림픽에 참석해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올림픽에 6회 연속 출연하는 이규혁 선수에게는 수고했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하며 선수 한 명 한명에 모두를 아우르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강호동의 해설에 대해 관심이 쏟아지자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측은 강호동은 소치로 출국하기 한 달 전부터 철저히 준비했다”며 KBS 스포츠국과 자주 미팅을 가져 자신의 직무에 필요한 자료를 꼼꼼히 수집하는 등 한국에서부터 철저한 준비를 해갔다”고 밝혔다.

강호동의 중계 효과를 본 것일까. 1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10일 방송된 동계올림픽 2014 여기는 소치의 쇼트트랙 중계와 스피드스케이팅 중계가 각각 13%와 15%의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청률과는 별개로 강호동의 해설은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는 극과극의 평을 보였다. 새롭고 신선했다는 반응과, 어설프고 산만했다는 평이 엇갈렸다. 밝고 에너지 넘치는 중계였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않아서 비전문인의 참여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두 가지의 반응으로 분류된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비전문인이 올림픽 해설을 통해 호평을 받은 적이 있다. 바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멤버들이 2008 베이징올림픽 보조 해설자(객원 캐스터)로 나선 때이다.

당시 정형돈과 노홍철은 진행 초반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예능에서 보여줬던 흥이 넘치거나 산만하지 않았고, 처음치고 큰 실수 없이 마무리를 잘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정형돈은 충실한 자료 전달과 상황설명으로 침착한 해설을 펼쳤고, 노홍철은 재치 넘치는 입담을 과시하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전문성을 추구하는 스포츠 해설에서 비전문인의 마이크를 잡는 것에는 득과 실이 존재한다.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는 연예인이지만, 스포츠 중계에 있어서는 비전문인으로 편견을 안길 요소는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순히 이벤트성으로서가 아닌 철저한 준비와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엿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진심이 전달된다면 다 같이 보고 즐기고 한마음 한 뜻으로 응원하는 중계방송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적어도 4년간 땀을 흘린 태극전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강호동의 말 한마디는, 선수 생활을 했던 그리고 인생의 선배로서의 깊고 깊은 진심이었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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