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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박박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오렌지색’
입력 2014-02-13 01:22 
네덜란드의 미셸 뮬더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에 이어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은 네덜란드의 독무대다. 대회 개막 7일째인 12일(이하 현지시간) 5개의 금메달 주인공이 가려졌는데, 여자 500m의 이상화(25·서울시청)를 제외하고 네덜란드 선수들이 싹쓸이 했다.
12일 열린 남자 1000m 경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오렌지 바람이 얼마나 거젠 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리고 그 거센 바람은 좀처럼 약해지지 않는다는 것도.
지난 대회 1,2인자가 모두 고개를 숙였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샤니 데이비스(32·미국)와 은메달리스트 모태범(25·대한항공)가 출전했지만, 각각 8위와 12위에 그쳤다. 데이비스는 1분09초12를, 모태범는 1분09초37를 기록했다. 둘 다 4년 전 기록보다 늦었다.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데이비스와 모태범의 기량 부족은 아니다. 초반 스피드가 뛰어난 모태범은 200m 기록이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빠른 편이었다. 16초42로 전체 9위였다. 금메달을 목에 건 스테판 흐루타위스(네덜란드)보다 0.22초 빨랐다. 그러나 점차 선두권과 간극이 벌어지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부담감이 컸을 터다. 바로 앞에 뛴 선수들의 기록은 엄청났다. 특히, 네덜란드 선수들의 강세가 돋보였다. 금메달의 흐루타위스는 후반이, 동메달의 미셸 뮬더는 초반이 좋았다. 그리고 이를 살려 입상했다.
600m까지 아주 빠르지 않았던 흐루타위스는 마지막 400m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며 ‘뒤집기를 펼쳤다. 마지막 1바퀴 기록은 26초63이었다. 첫 1바퀴의 25초12와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 500m 금메달리스트인 뮬더는 또 한 번의 ‘광속을 선보였다. 200m(16초24)와 600m(41초46)에서 가장 빨랐다. 초반 너무 힘을 써서 마지막 400m 기록(27초28)이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의 레이스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오렌지 색깔은 매우 진했다. 흐루타위스와 뮬더 뿐 아니라, 코엔 베르바이(6위, 1분09초09)와 마르크 타위테르트(10위, 1분09초29)도 상위권 성적을 올렸다. 1000m 출전한 4명의 선수들이 모두 톱 10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 강세로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로 종합 순위 4위에 올라있다. 10개의 메달을 모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수확했다. 또한, 지금까지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세부 5개 종목에서 최소 1개라도 메달을 땄다.
특히, 남자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500m 및 5000m에서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 했으며 1000m에서만 은메달을 놓쳤을 뿐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앞으로 남자의 1500m, 1만m, 팀 추월 그리고 여자 1000m, 1500m, 5000m, 팀 추월 등 총 7개의 세부 종목이 펼쳐진다. 스피드스케이팅에 부는 거센 네덜란드 바람은 대회 폐막까지 멈추지 않을지 모른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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