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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 냄새나는 기획자들이 뜰까?
입력 2014-02-12 13:04 
[MBN스타 박정선 기자] 이미 구축된 시스템 안에 집어넣고 가수들을 찍어내는 것은 질렸다. 최근 엔터테인먼트의 변화를 살펴보면 각자의 개성을 살린 팀들이 각광받고, 그들을 지원해주는 기획사가 상승세를 보인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 같지만, 여전히 가요계는 틀에 박힌 듯한 아이돌들이 줄기차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의 눈은 이미 높아졌고,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 현재 방송을 누비는 가수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투개월, 개리, 박지윤, 유승우, 에일리 등 자신 만의 색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이 개성을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조력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소속사의 환경이고, 나아가서는 기획자의 역량이다. 이들이 택한 방법은 방임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그 아티스트의 색깔을 침범하지 않고, 그 색을 더욱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기획자들의 역할이다.

이 대표적인 예는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이다. 그는 아티스트들을 영입하는 것에서부터 성향이 드러난다. 이미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모아 미스틱89를 키워나갔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홀로 자신의 음악을 고집스럽게 해오던 박지윤이 그렇고, 주관이 뚜렷하고 자아가 확실하게 정립된 퓨어킴이 그렇다.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3를 통해 개성 강한 목소리와 매력을 선보였던 투개월(김예림 도대윤)도 마찬가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해당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다. 신곡 발매를 명분으로 김예림, 박지윤, 퓨어킴을 만나 인터뷰를 나누었다. 그런데 세 사람의 인터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마치 윤종신의 인터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의 영입 스타일부터 곡 작업 과정, 일상 시 성격 등을 낱낱이 털어놓았다. 모두가 입을 모아 종신 오빠 덕”이라고 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윤종신은 분명 깐깐하다. 분명 음악에 있어서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윤종신이지만 그 와중에 아티스트의 의견을 최대한 꺾지 않는다. 또 일상에서는 아티스트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긴다. 대화를 통해 아티스트를 바라보고, 그에 맞는 콘셉트를 제시한다. 프로듀서가 아닌 ‘친구로 접근하는 것이 윤종신의 필승전략인 셈이다.


윤종신의 미스틱89 못지않게 최근 성장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는 바로 유희열의 안테나뮤직이다. 사실 유희열이 요즘 대중들에게 어필한 것은 예능프로그램이다. 가수인데 노래를 못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외모 자신감, 재치 있는 입담이 그의 무기였다.

최근에는 SBS 서바이벌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에 안테나뮤직의 대표로 심사위원을 맡게 됐다. 분명 유희열은 두 심사위원과는 달랐다. 그 모습이 도드라지게 보인 것은 캐스팅 오디션 때다. 자신의 소속사를 찾은 도전자들에게 허물없이 농담을 던지고, 끊임없이 그들의 입장에서 소통하려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자신이 가르친 홍정희 양이 탈락의 고배를 맞자 안타까움에 눈물을 왈칵 쏟아내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후벼 팠다.

이 두사람의 공통점은 개성 강한 아티스트들을 데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최근 그들이, 그리고 그들의 소속사가 대중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안테나뮤직과 미스틱89의 상승세, 이유는 ‘사람 냄새나는 기획자들에게 있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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