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의 자문역이 지난해 10월 비밀리에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해 북한 고위당국자와 극비로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교도는 복수의 외교가 소식통을 인용,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내각관방 참여(총리 자문역)가 지난해 10월 다롄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 시기는 도쿄도 지요다구의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의 토지와 건물이 경매에 붙여져 몽골의 기업이 50억1000만엔에 낙찰 받은 10월 17일 직후다.
만약 10월 말 북한과 일본의 비밀 접촉이 있었다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재일총련) 본부 건물 경매 문제나 일본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독자적으로 해제하는 문제를 의제로 올렸을 것이 확실하며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작업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1986년 완공 후 사실상의 '북한 대사관' 역할을 해온 재일총련 본부 건물은 총련계 금융기관 부실로 경매에 넘겨졌으나 1차 낙찰자가 돈을 내지 못해 지난해 10월 재경매에 부쳐졌다.
이지마 참여는 작년 5월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고 왔으며 이후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지마 참여의 북한 접촉이 사실로 확인되면 한국, 미국, 일본의 대북 공조 체제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롄은 북한에 인접해 있으며 일본에서도 복수의 직행편이 취항하고 있다. 베이징과 달리 언론의 눈도 닿기 힘들어 과거에도 자민당 간부나 외무성 간부가 북조선 고관과 접촉하는데 이용해 왔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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