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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미끄러진 메달 꿈’ 신다운, 3일 뒤를 기약하다
입력 2014-02-10 20:48  | 수정 2014-02-10 20:54
신다운이 10일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 2조 경기에서 1위로 레이스를 펼치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결선 진출이 좌절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충격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누구보다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던 건 신다운(21·서울시청), 자신이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첫 메달 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여겼던 신다운이 고개를 숙였다.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준결승 2조 경기에 출전했으나 결선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신다운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대들보다. 지난해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0m, 1500m, 개인 종합 1위 등 3관왕을 차지했다. 국내외 언론은 신다운에 대해 안현수(러시아) 찰스 하멜린(캐나다)와 함께 메달 경쟁을 벌일 후보로 꼽았다.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보강 훈련을 통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한층 기대를 모았다.
신다운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스케이팅 실력도 으뜸이었다. 예선 경기에서 신다운은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면서 가볍게 준결승에 올랐다. 완벽한 인코스 레이스로 중반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기대는 점점 커졌다.

준결승 관문도 가볍게 통과할 것 같았다. 그리고 레이스 중반까지 신다운은 완벽에 가까웠다. 3위에 머물던 신다운은 7바퀴를 남겨놓고 선두 이한빈(26·성남시청)을 제치고 맨 앞에서 섰다. 2위 이한빈과 동반 결선 진출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4바퀴를 남겨놓은 가운데 악몽이 펼쳐졌다. 신다운이 코너를 돌다가 미끄러지며 넘어진 것. 뜻하지 않은 변수였다. 그리고 뒤따르던 이한빈이 신다운의 왼팔에 오른발이 걸리며 함께 쓰러졌다.
그 사이 J.R.셀스키(미국) 세바스티앙 레파페(프랑스)가 1,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동반 결선 진출의 꿈은 사라졌다. 앞선 1조에서 박세영(21·단국대)이 3위에 그쳤던 터라, 전원 결선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는가 싶었다.
신다운으로선 이한빈의 꿈마저 앗아가는 ‘악몽을 꾸는 듯 싶었다. 죄인인 마냥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나 비디오 분석을 통해 이한빈이 ‘어드밴스로 결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신다운은 그나마 무거웠던 짐이 좀 더 가벼워질 수 있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키웠다. 1500m는 그 꿈을 이룰 출발이자 유력 종목이었다. 진한 아쉬움을 남겼으나 신다운의 소치동계올림픽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신다운은 500m, 1000m, 5000m 계주에도 출전한다. 오는 13일 1000m 경기에 나서는데 한을 풀려는 신다운의 각오는 더욱 다부질 것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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