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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면 만든다, ‘멀티탭 축구’로 거듭나는 포항
입력 2014-02-10 06:01 
공공의 적이 된 포항이 ‘멀티탭 축구’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스틸타카’나 ‘황선대원군’에 버금가는 히트상품이 될 수 있을지, 성사여부에 포항의 성적도 달렸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지난해 시즌 더블을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 포항스틸러스가 2013년 히트상품 ‘스틸타카에 이어 2014년 ‘멀티탭 축구로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한다. 여건이 허락지 않으면 방법을 만들어서 돌파하겠다는 다짐이다.
외국인 선수 한 명도 없는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빠르고 간결하고 정확한 패스축구로 리그를 정복한 포항은 이제 ‘공공의 적이 됐다. 상대 견제는 심해졌는데 내부적인 상황은 지난해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 토종 선수와 외국인을 떠나 마땅한 뉴 페이스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고, 영입은 고사하고 있는 선수들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시름은 지난해 이맘때보다도 깊었다.
하지만 넋두리와 한숨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고 결국 현실적인 여건 내에서 타계책을 찾자는 것이 황선홍 감독의 판단이었다. 이에 황 감독은 터키 안탈리아에서 진행된 전지훈련 내내 새로운 전술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기 위한 가능성에 투자하고 실험했다. 그 답을 ‘멀티탭 축구로 표현할 수 있는 길에서 찾았다.
첫 번째로 포지션의 파괴이다. 선수들이 동시에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연습을 펼쳤다.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함이다. 공격자원인 이광훈, 유제호 등이 측면공격과 측면수비를 겸했고 고무열과 김승대도 측면과 중앙의 공격을 오가며 전술을 익혔다. 전훈 초창기에는 적응에 애를 먹었으나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전술 활용은 물론이고 상대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여 좀 더 유기적인 플레이가 가능해 질 전망이다.
멀티탭 축구의 두 번째 코드는 선수단의 무한 경쟁이다. 평균 연령 25.1살의 젊은 팀으로 변모한 포항은 황선홍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인 ‘콤팩트한 축구를 위한 콤팩트한 선수단 구성으로 포지션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선수들의 능력을 기준으로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기량 상승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는 더 빠르고 간결해진 스틸타카로 공격의 날카로움을 더한다는 복안이다. 젊은 피 수혈로 자신감도 배가됐다. 2012년 이명주와 2013년 김승대의 바통을 이어갈 2014년 또 다른 루키가 스쿼드에 활기를 예고하고 있다.

2013년 대학 왕중왕전 MVP 손준호와 2013년 올인 챌린지리그 MVP 이광혁 등의 등장으로 색다른 스타일의 스틸타카가 선보여질 예정이다. 특히 루키 이광혁은 터키 전지훈련 기간 중 연습경기에서 쟁쟁한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물건의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긴 담금질을 마치고 9일 귀국한 포항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내 마무리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ACL 조별예선 1차전인 세레소 오사카와의 경기가 2월25일 포항 홈에서 열리기에 다른 팀들보다 일찌감치 실전모드를 준비해야한다. 덕분에 황선홍 감독이 준비한 ‘멀티탭 축구는 미니 한일전에서 어느 정도 맛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남들이 모두 어렵다 힘들다 전망할 때 오뚝이처럼 쓰러지지 않고 시즌을 완주했던 포항스틸러스의 또 다른 정면 돌파가 ‘멀티탭 축구라는 이름으로 출발을 앞두고 있다. ‘스틸타카나 ‘황선대원군에 버금가는 히트상품이 될 수 있을지, 그 성사여부에 포항의 성적도 달렸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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