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2013년 연간 결산실적을 발표한 국내 주요 상장사들 3분의 2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단계라는 이유에서 실적 추정치를 낮게 잡는 분위기가 강했음에도 기대와 괴리가 컸던 것이다. 낮은 실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이른바 '어닝 쇼크'는 삼성전자, 대림산업, S오일 등 해외 경기와 밀접한 경기민감 종목은 물론 우리금융, KT 등 전통적 경기방어 업종에서도 잇따랐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일까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111곳 가운데 85곳(76.6%)이 시장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를 밑돌았다. 흑자를 예상했지만 적자를 기록한 종목은 삼성SDI, 한진중공업, 포스코엠텍 등 7곳에 이르렀다. 반대의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
사실상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어 가는 국면이기 때문에 지난해 한국기업의 한 해 농사는 '흉작'에 가까운 셈이다. 기업 실적 부진과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라는 수급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이익이 실제 줄어드는 원인은 수출 부진 때문"이라면서 "한국 증시의 눈에 띄는 부진과 회복이 힘겨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실적이 기대치를 가장 크게 밑돌며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종목은 대림산업이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대림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4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결과는 91.1% 감소한 396억원이었다. 가까스로 적자전환을 면한 수치였다. 중동 플랜트 시장 강자로 현지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은 대림산업이었지만 GS건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처럼 저가 수주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각각 영업손실 1198억원, 1조28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해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지난해 하반기 주가가 상승세를 타온 건설주였지만 현대건설을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추천하는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국내 대표 대기업집단인 삼성 계열사들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가 기대치보다 25% 낮은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삼성증권(-59.6%), 삼성중공업(-22.5%), 삼성전기(-16.4%), 삼성물산(-6.4%) 등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그나마 현대모비스와 두산중공업, LG생명과학 정도가 각각 시장 기대치보다 4.4%, 30.4%, 30.1% 높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 발표가 이어지자 올해 전망도 점차 부정적으로 짜여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6일 MSCI코리아 기준 89개 주요 상장기업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2주 전보다 각각 2.5%, 2.9% 하락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산업재, 통신서비스 업종 추정치가 크게 줄었고 의료와 전기ㆍ가스 등 유틸리티업종이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배당금 규모는 대부분의 기업이 전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운데 삼성전자, LG하우시스 등은 전년보다 현금 배당금 규모를 두 배로 늘려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실적 성장세가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2012년 현금 배당금은 1조467억원이었지만, 2013년 현금 배당금은 2조816억원으로 늘었다. LG하우시스의 현금 배당금도 89억5000만원에서 180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반면 KPX케미칼은 현금 배당금 규모가 3분의 1로 줄었다.
[용환진 기자 / 윤재언 기자]
당초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단계라는 이유에서 실적 추정치를 낮게 잡는 분위기가 강했음에도 기대와 괴리가 컸던 것이다. 낮은 실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이른바 '어닝 쇼크'는 삼성전자, 대림산업, S오일 등 해외 경기와 밀접한 경기민감 종목은 물론 우리금융, KT 등 전통적 경기방어 업종에서도 잇따랐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일까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111곳 가운데 85곳(76.6%)이 시장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를 밑돌았다. 흑자를 예상했지만 적자를 기록한 종목은 삼성SDI, 한진중공업, 포스코엠텍 등 7곳에 이르렀다. 반대의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
사실상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어 가는 국면이기 때문에 지난해 한국기업의 한 해 농사는 '흉작'에 가까운 셈이다. 기업 실적 부진과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라는 수급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이익이 실제 줄어드는 원인은 수출 부진 때문"이라면서 "한국 증시의 눈에 띄는 부진과 회복이 힘겨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실적이 기대치를 가장 크게 밑돌며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종목은 대림산업이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대림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4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결과는 91.1% 감소한 396억원이었다. 가까스로 적자전환을 면한 수치였다. 중동 플랜트 시장 강자로 현지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은 대림산업이었지만 GS건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처럼 저가 수주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각각 영업손실 1198억원, 1조28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해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지난해 하반기 주가가 상승세를 타온 건설주였지만 현대건설을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추천하는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국내 대표 대기업집단인 삼성 계열사들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가 기대치보다 25% 낮은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삼성증권(-59.6%), 삼성중공업(-22.5%), 삼성전기(-16.4%), 삼성물산(-6.4%) 등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그나마 현대모비스와 두산중공업, LG생명과학 정도가 각각 시장 기대치보다 4.4%, 30.4%, 30.1% 높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 발표가 이어지자 올해 전망도 점차 부정적으로 짜여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6일 MSCI코리아 기준 89개 주요 상장기업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2주 전보다 각각 2.5%, 2.9% 하락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산업재, 통신서비스 업종 추정치가 크게 줄었고 의료와 전기ㆍ가스 등 유틸리티업종이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배당금 규모는 대부분의 기업이 전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운데 삼성전자, LG하우시스 등은 전년보다 현금 배당금 규모를 두 배로 늘려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실적 성장세가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2012년 현금 배당금은 1조467억원이었지만, 2013년 현금 배당금은 2조816억원으로 늘었다. LG하우시스의 현금 배당금도 89억5000만원에서 180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반면 KPX케미칼은 현금 배당금 규모가 3분의 1로 줄었다.
[용환진 기자 / 윤재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