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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노메달 충격’ 이승훈, OR 크라머는 ‘넘사벽’이었다
입력 2014-02-08 23:56  | 수정 2014-02-09 00:00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이 8일(한국시간) 2014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 레이스를 마친 뒤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네덜란드의 벽은 높았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26‧대한항공)이 기대를 모았던 첫 종목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이승훈은 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5000m에 마지막 주자로 출전해 6분25초61로 저조한 기록을 내며 전체 12위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2010 밴쿠버올림픽 5000m 은메달리스트였던 이승훈의 금메달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이승훈의 이날 성적은 충격적이다.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인 6분07초04보다 무려 18초57이나 느린 성적을 냈고,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차지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6분10초76)보다 14초85나 뒤졌다.
또 크라머에 뒤를 이어 은‧동메달을 획득한 얀 블록후이센(6분15초71), 요리트 베르그스마(이상 네덜란드‧6분16초66)보다도 크게 뒤진 기록이었다.
이승훈은 엄청난 훈련량으로 올림픽을 앞두고 부활을 알렸다. 시즌 최고 기록에서도 크라머와 2.58초로 바짝 좁히며 4년 전 은메달에 머물렀던 5000m에서도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컸다.
앞서 10조에서 레이스를 먼저 펼친 크라머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부담 탓이었을까. 이승훈의 몸은 유독 무거웠다. 초반 레이스부터 힘을 내지 못했다. 같은 13조에서 레이스를 벌인 파트릭 베커트(독일)를 상대로도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 막판 스퍼트에서 승부수를 걸어야 했지만, 오히려 체력적으로 크게 지친 모습을 드러내며 랩타임이 30초대로 뚝 떨어지며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이승훈이 넘지 못한 네덜란드의 위엄은 대단했다. 역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세계 최강국다웠다.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크라머는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올림픽 기록을 가볍게 경신하며 절대 지존의 이름값을 해냈다. 블록후이센과 베르그스마도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오렌지 군단의 싹쓸이 메달에 일조했다.
이승훈은 아직 좌절할 단계가 아니다. 첫 종목에서는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지만, 밴쿠버 대회에서 기적의 금메달을 따낸 1만m와 팀추월이 남아있다. 그러나 개최국 러시아의 약진과 크라머를 비롯한 네덜란드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쉽지 않은 레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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