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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공사채 발행 감소 전망…회사채 시장 영향에 촉각
입력 2014-02-07 14:04 

[본 기사는 2월 5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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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도 높은 공공기관 부채감축 정책에 따라 올해 공사채 발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기업들의 1월 채권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아 순상환을 기록하는 등 공기업 부채 축소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주요 우량채 공급원이었던 공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 감소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발행된 공사채 규모는 총 2조8300억원으로 만기 도래액인 5조6400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공사채에서는 2조8100억원의 순상환이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들고 나왔을 때부터 이미 공기업들의 내핍경영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많다. 총 만기 도래액은 지난해보다 12% 늘어났는데도 발행량 감소를 예상하는 이유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게 느껴진다"며 "정부가 나서서 강력하게 추진하는 만큼 공사채 발행 축소는 올해 회사채 시장의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의 중점관리대상으로 지목된 공기업들이 최근 제출한 부채감축 이행계획에는 향후 2017년까지의 부채 증가 규모를 39조5000억원 축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발표된 부채 증가 규모보다 46.2%나 줄어든 수치다. 앞서 당국은 2017년까지 부채 증가율을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보다 30% 이상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한 공기업 재무담당자는 "이행계획에 나온 것처럼 자구노력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 만큼 채권 발행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부채를 줄여 부채비율을 끌어내리는 것이 공기업들의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올초 공사채 발행량 감소는 우량 회사채의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대다수가 AA+ 이상의 우량등급에 속하는 공사채 발행이 줄면서 투자자들이 대체재로 우량등급 회사채를 선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 우량 발행사들이 진행한 수요예측은 모두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공사채 감소가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량등급 채권 발행량이 줄어드는 것은 회사채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발행사나 투자자 입장에서 모두 나쁠 건 없다"고 말했다.
연간 발행규모는 축소되겠지만 이달부터는 공사채 발행 규모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공기업들이 연초 대책 수립으로 인해 발행할 엄두를 못 내면서 지난 2개월 사이 발행 규모가 크게 줄었다"면서 "이달부터 점진적으로 발행 규모가 늘어나 공사채 시장은 다소 회복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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