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회사] 사기대출 얼마나 정교했기에…은행도 속아 넘어가

【 앵커멘트 】
그런데 이번 사건을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KT 자회사 직원이 위조 서류를 만들어 2,800억 원을 대출받는 과정도, 또 은행들이 그 위조서류만 믿고 거액을 대출해준 배경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최인제 기자가 그 미스터리를 추적했습니다.


【 기자 】
KT ENS 직원 김 모 씨는 휴대전화를 받지도 않고선 가짜 매출채권을 협력업체에 넘깁니다.

이 가짜 매출채권은 김 씨 등이 세운 유령 회사를 거쳐 은행에 넘어갔고, 은행은 무려 2,800억 원을 빌려줬습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매출채권은 물론 물품확인서와 발주의뢰서, 세금계산서까지 모두 위조해 은행에 제출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은행 관계자
- "(실물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아니고 세금계산서를 가지고 와서 판단하기 때문에 (위조라고) 전혀 못 느낀 것 같은…."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지금 보시는 게 바로 김 씨가 만든 채권 관련 서류인데요. 심지어 법무법인 공증까지 받아 사기 대출 행각을 벌였습니다."

김 씨의 사기행각엔 증권사도 들러리로 나섰습니다.

은행들은 증권사에서 발급한 지급보증서마저 있었기 때문에 설마 사기대출로 생각 못했습니다.

하지만, 은행들 역시 KT라는 대기업만 믿고 대출심사를 소홀히 했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 인터뷰 : 박영규 / 금융감독원 팀장
- "KT의 양도승낙서가 있으니까 이건 완벽한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추가적인 확인을 하려고 생각하지 않은…."

해당 은행은 부동산 등의 담보가 있다지만 실제 채권 회수 과정엔 적잖은 피해를 볼 것으로 금융당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