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리금융 어닝쇼크…작년순익 82%↓
입력 2014-02-06 17:23 
지난해 저금리ㆍ경기둔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으로 국내 은행들의 당기 순이익이 2012년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이 같은 감소폭은 증권가에서 예측했던 30% 안팎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우리금융그룹은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부실채권과 자회사 매각 등 이슈가 겹치면서 순이익이 82.3%나 줄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은행(시중ㆍ지방ㆍ국책)의 당기 순이익은 4조6000억~4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국내 은행은 2012년 9조원 정도 순이익을 올렸던 것에 비하면 48% 안팎 감소한 것이다.
작년 순이익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1조7000억원 △2분기 1조원 △3분기 1조7000억원 △4분기 2000억~3000억원 등으로 4분기 실적이 특히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들 4분기 실적이 특히 나빴던 것은 연말에 대손충당금 등을 쌓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올해 실적도 테이퍼링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을 비롯해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작년에 비해 크게 좋아지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은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우리금융은 작년 당기 순이익이 2892억원에 그쳐 전년(1조6333억원)에 비해 82.3%나 감소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작년 말 기준 우리금융 자산은 440조원이었다.

우리금융의 실적 악화는 주축 계열사인 우리은행 수익성 악화ㆍ부실채권과 자회사 매각에 회계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투증권 등 증권 계열 자회사들이 장부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릴 예정이어서 이 매각에 따른 손실인 손상차손(장부금액-회수가능금액) 3934억원을 장부에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줄었다.
우리은행의 작년 당기 순이익은 5760억원으로 2012년(1조4962억원) 대비 61.5%나 감소했다. 저금리ㆍ경제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부실채권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이 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2.89%로 2012년 말에 비해 1.23%포인트 증가했으나 작년 9월 말에 비해서는 0.1%포인트 줄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작년엔 충당금 적립 등의 부담으로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했지만 올해는 영업력 확대 등을 통해 성과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작년 당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7% 감소한 1조200억원에 그쳤다. 다만 2011년 이후 3년 연속 당기 순이익은 1조원 이상을 유지했다. 작년 말 하나금융그룹 총자산은 전년 대비 18조원 증가한 368조원이었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작년 당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600억원 증가한 7341억원이었고 외환은행은 전년 대비 2687억원 감소한 3657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신한금융의 작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16.4% 정도 줄어든 1조9400억원, KB금융은 21.4% 정도 감소한 1조34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규식 기자 / 박용범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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