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D 프린터,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입력 2014-02-06 10:12  | 수정 2014-02-10 13:43
3D Systems가 판매하고 있는 3D 프린터

◆미래를 바꿀 혁신기술 12가지 - ⑩ 3D 프린터◆
"한때 폐쇄됐던 공장이 3D 프린팅 기술을 연마하는 첨단 연구소로 변했다. 차세대 제조업 혁명이 미국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15개 제조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의회에 요청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에 있는 3D 프린팅 연구소 NAMII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이처럼 3D 프린터는 오바마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혁명을 주도할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 제조업의 혁신, '깎는 가공'에서 '쌓는 가공'으로
3D 프린팅은 제조방식의 하나로써 간단히 말해 소재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현재 제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은 큰 원재료를 자르거나 다듬는 절삭가공방식이지만 3D 프린팅은 3차원으로 설계된 도면을 무수히 많은 2차원 단면으로 나누어 적층하는 방식이다.
현재 3D 프린터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유명 브랜드의 신발 디자인 시제품에서부터 자동차 대시보드의 시제품 제작, 치과 교정기 등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제품 위주로서 완성품이나 부품 제작은 초기 단계다. 현재 3D 출력물 중 완성품 비율은 20%에 불과하지만 오는 2020년에는 5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3D 프린터는 일반 프린터 시장보다 훨씬 더 큰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제품과 산업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Wohlers Associate는 세계 3D 프린터 시장이 2015년 37억 달러에서 2021년 108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3D 프린터는 최근에 나온 기술이 아니다. 이미 30년 전에 나온 기술이다. 그동안 3D 프린터가 제자리를 잡지 못한 것은 속도, 재료, 크기 등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 특허권 만료, 신기술 개발, 윈도우 8.1과 같은 인프라 확대 등으로 향후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 3D 프린터, 1인 제조업 시대 연다
3D 프린팅은 금형이나 틀 없이 시제품을 만들기 쉽고 디자인 수정도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3D 프린팅은 대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원하는 제품을 직접 디자인해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디지털화된 제품 디자인만 있다면 전세계 어디서건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별도의 맞춤형 생산설비나 난이도가 있는 작업을 요구하지 않는다. 게다가 집에 3D 프린터가 없어도 무방하다. 출력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대기업에게도 3D 프린팅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비단 제조업 뿐만 아니라 바이오 산업, 음식료 시장, 교육시장, 건축 시장 등 다양한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 산업의 경우 멀지 않은 미래에 간, 신장 폐 등 인체 조직도 3D 프린팅을 통해 생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바이오잉크로 귀 구조물을 찍어내는 데 성공했고 영국 헤리엇 와트대 연구팀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줄기 세포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시장은 美 회사가 주도… 국내선 세중정보기술·하이비젼시스템이 두각
글로벌 3D 프린터 시장은 미국의 Stratasys와 3D Systems이 주도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3D 프린터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Stratasys는 대부분 전문가용 3D 프린터, 제품 제작용 3D 프린터에 특화돼 있다. 3D Systems는 M&A를 통해 3D 프린팅 서비스를 포함한 전 부문에서 고른 매출을 보이고 있다.
현재 3D 프린터 시장이 전문가용 제품 위주이기 때문에 Stratasys가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3D 프린팅 시장이 확대되면 다양한 사업 영역을 확보한 3D Systems가 수직계열화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있다.
이들 선진 기업에 비하면 국내 3D 프린터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비상장 기업 중에서 캐리마, 로킷, 인스텍 등이 3D 프린터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상장사 중에서는 세중정보기술의 자회사인 세중이 3D Systems 한국시장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비젼 시스템도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시제품의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3D 프린터 시장 진출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가 에스티아이와 손잡고 3D 프린터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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