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노후연립주택 재건축 `부푼 꿈`
입력 2014-02-05 17:13  | 수정 2014-02-05 19:22
최고고도지구 제한 완화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강북구 수유1동 삼흥연립 모습. <김호영 기자>
"재건축을 하려고 해도 규제 때문에 어려웠는데 최고고도지구 제한 완화로 사업 추진이 힘을 받게 됐습니다."(강북구 인수동 주민 김인수 씨)
지난 4일 서울 강북구 수유1동 삼흥연립. 지은 지 30년 된 3층짜리 낡은 건물은 군데군데 균열이 가 있고 페인트 칠이 벗겨져 있다. 그동안 주민들 재건축 요구가 높았지만 인근에 있는 북한산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층수 제한 5층에다 높이 제한 20m까지 이중 규제를 받으면서 재건축 시도가 번번이 실패했다. 불과 500여 m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있는 성북구 길음뉴타운에는 수십 층짜리 새 아파트가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어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왔다.
그러나 삼흥연립 같은 최고고도지구 내 노후한 저층 공동주택 단지들도 층수를 더 올려 재정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근 서울시가 4월부터 서울 시내 10개 최고고도지구 중 층수와 높이 모두 규제를 받던 7개 지구에 대해 층수 규제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북한산 주변(도봉ㆍ강북구) △남산 주변(중구ㆍ용산구) △구기동ㆍ평창동 주변(종로구) △배봉산 주변(동대문구) △어린이대공원 주변(광진구) △서초동 법조단지 앞(서초구) △온수동 일대(구로구) 등 7곳이 대상이다. 이들 지구에서는 4월부터 높이 규제만 적용돼 층당 2.8m 높이 주택을 짓는다면 기존보다 1~3층 정도를 더 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삼흥연립은 층수 제한 5층이 없어지면서 20m까지는 자유롭게 재건축을 할 수 있게된다. 강북구 인수동 보광연립, 혜성연립 등도 재건축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남산 일대 저층 공동주택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남산 인근 한남동에서는 1980년대에 지어진 2층짜리 한남연립이 이미 최고고도지구 제한 완화를 통해 2012년 7층짜리 동양파라곤 아파트로 재건축된 사례가 있어 더욱 관심이 높다.

반면 1~3층 올리는 정도로는 재정비 사업이 활발해지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철 삼흥연립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삼흥연립이) 워낙 낙후한 데다 대부분 노인이라 가구당 1억원 가까운 추가분담금을 내기 어렵다"며 "층고 20m 제한까지 완화돼야 그나마 수익성이 난다"고 말했다. 옛 한남연립처럼 구릉지 일부에서 높이를 28m까지 허용하는 법안이 있는데 삼흥연립 재건축위원회는 이 정도 수준까지 완화해줄 것을 계속 요구할 예정이다.
■ <용어설명>
▷ 최고고도지구 : 도시 환경과 경관을 보호하고 과밀을 방지하기 위해 건축물 높이 최고 한도를 정해 둔 용도지역을 말한다. 주로 공항, 문화재, 산 주변 지역에 지정돼 있다.
[고재만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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