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권 순이익이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개 증권사는 지난해 4대 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이 4조98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2012년 순이익 7조 2100억원과 비교하면 2조2300억원(31.0%) 감소한 수치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적이 곤두박질 친 2009년의 순이익 감소 폭 11.0%를 넘어선 수준이다.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악화한 원인은 STX, 쌍용건설, 대한전선, 경남기업 등의 구조조정으로 금융지주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이 떠안아야 할 충당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은행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리가 오랜 기간 매우 낮은 상태에 머무르면서 이자마진이 감소했다.
각 금융사별로는 기업여신이 가장 많은 우리금융이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순이익이 62.7% 줄어든 59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하나금융(1조1000억원), KB금융(1조3400억원), 신한금융(1조9400억원)도 전년대비 각각 31.2%, 21.4%, 16.4%씩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은행권 수익성 개선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은행권 순익이 올해 30%정도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고금리 은행채의 만기가 돌아오는 KB금융과 하나금융 등이 (조달비용 감소로) 이자수익이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금리가 조금 오를지라도 여전히 저금리 상태를 벗어나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외적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로 신흥국 금융불안 등 위험요소가 도처에 깔려있는 상황이다.
한편 우리금융과 하나금융(6일), KB금융(7일), 신한금융(11일) 등 4대 금융지주는 조만간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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