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가 산책] `장밋빛 전망`만 내놓다 설곳 잃은 애널리스트들
입력 2014-02-03 17:25 
이번 실적 시즌에서도 어김없이 여러 종목에서 '어닝쇼크'가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 과대 추정 문제가 꼽힌다.
이익 추정치에 대한 신뢰성 저하가 국내 투자자는 물론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한국 주식에 투자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라는 목소리가 높다.
'어닝 서프라이즈'보다 '어닝 쇼크' 빈도가 잦은 이유는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 증권사 영업에 불리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적 전망치가 낮으면 애널리스트들은 높은 목표가를 제시하기가 어렵다. 기관투자가에게 "현재 주가 수준이 목표가에 비해 매우 낮다"며 적극적으로 해당 종목 매수를 권하기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이뿐만 아니라 실적 추정치를 낮게 제시하면 해당 기업들이 탐방을 거절하는 등 리서치 활동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하소연한다. 애널리스트를 불신하게 된 운용사들은 자체 리서치 조직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삼성자산운용이 최근에 리서치센터를 신설하고 박희운 상무를 영입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도 법인영업에 예전만큼 큰 도움이 안 되는 리서치 조직을 줄이고 있다.
한 증권사 사장은 "증권사 핵심 역량에 해당하는 인력을 제외하고는 애널리스트를 모두 정리할 생각"이라며 "증권사 소속이 아닌 독립된 리서치회사 설립을 유도하는 방안을 금융당국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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