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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취약업종 A급 회사채 올해도 미매각 속출하나
입력 2014-02-03 15:02 

[본 기사는 1월 28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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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태영건설(신용등급 A)이 건설사로는 새해 처음으로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총 모집액은 300억원에 그쳤다. 태영건설은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대주주이고 발행규모도 만기도래액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회사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최근 크라운제과와 대상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지심리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태영건설 회사채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취약업종에 대한 기관투자자 심리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BBB급 회사채는 이제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고, AA급 이상 회사채는 연일 흥행가도를 달려 건설·해운·철강 등 취약업종의 A급 회사채는 '회색지대'가 된 양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 사이 발행된 A급 기업 가운데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기업에는 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해 SK해운, 한화, 한화건설, 태광실업 등으로 집계됐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취약업종 가운데 첫 수요예측을 진행한 태영건설이 향후 투심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직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회사채 시장 양극화 현상이 지난해보다 더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투자 기피 현상이 A급으로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A급 기업의 회사채는 총 11조200억원으로 이는 올해 전체 만기도래액의 22.8%에 해당하는 규모이고 BBB급(4조1990억원)과 BBB급 미만 회사채(2조200억원)를 다 합한 것보다도 훨씬 큰 금액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취약업종의 A급 기업들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대안 마련에 고심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화건설과 롯데건설의 올해 만기 도래액 규모는 각각 4300억원, 4500억원에 이른다. 최근 계열위험에 처해 있는 대한항공도 올해에만 1억7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속인수제와 같이 안전판 작용을 하는 지원책들도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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