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받은 세뱃돈을 새학기 학용품이나 장난감을 사는 데 쓰지 않고 보다 의미 있는 일에 쓰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매년 받게 되는 새뱃돈을 차곡 차곡 모아 훗날 자녀가 성년이 됐을 때 종잣돈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어린이 펀드는 장기 운용을 통한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특히나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어린이 펀드는 가입대상을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를 말한다. 물론 미성년자의 단독 펀드가입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상의한 후에 어린이펀드를 판매하는 금융사에 방문해야 가입이 된다.
어린이 펀드는 단순히 돈을 차곡차곡 모아 불린다는 것보다 자녀들의 경제 관념을 높인다는 의미가 크다. 실제로 펀드 운용사나 판매 금융회사들도 어린이펀드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생각보다는 미래의 고객을 발굴하고 교육시키겠다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펀드 투자를 통해 투자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오게 되면 자연스럽게 장기계획을 세워 노후대비를 위한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어린이 펀드는 미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고 활성화되어 가고 있는데 선진국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어린이펀드를 보급시키려는 이유 역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금융경제 교육을 시켜 미래의 투자가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시중에 나와있는 어린이 펀드들 중 상당수가 자녀들의 경제 공부를 도와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판매하는 '삼성 착한아이 예쁜아이 어린이펀드'는 어린이 경제블로그에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한 운용 보고서를 받아 볼 수 있다. 또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 등을 통해 다양한 국내외 역사, 경제, 문화, 예술 캠프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미래에셋 우리 아이 3억 만들기 펀드'도 운용 보수와 판매 보수의 15%를 청소년 금융 기금으로 조성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미래에셋 우리 아이 글로벌 리더 대장정'이다. 청소년 고객을 대상으로 중국 상하이의 유명 대학이나 글로벌 기업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하는 '신한BNPP Tops 엄마사랑 어린이 적립식 증권투자신탁'은 쉽게 풀어 쓴 어린이용 운용보고서 외에도 매주 어린이 고객에게 경제레터를 보내 준다. 겨울방학 때는 추첨을 통해 역사와 경제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배워 볼 수 있는 '어린이 경제 캠프'에 참여할 기회도 있다.
어린이펀드에 가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증여세 문제다.
미성년자 자녀에 대한 증여세는 10년간 누적으로 2000만원까지 면세가 된다. 그런데 증여세 신고를 하고 펀드에 자금을 넣는 것과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고 펀드에 넣는 것은 증여금액 자체가 달라지게 된다. 즉 신고를 하고 펀드에 자금을 넣게 되면 불입금액이 증여세 과표가 되지만 신고를 하지 않으면 향후에 불어난 금액이 증여세 과표가 된다. 어린이 펀드는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10년 전에 미리 신고를 했느냐 아니냐는 나중에 적지 않은 골치덩이가 될 수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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