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이든의 거짓말
- 일본 총리가 미국 부통령을 속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달 3일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을 만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일본 언론의 보도로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사흘 뒤 우리나라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말을 전했는데, 결과적으로 아베는 신사 참배를 했고, 미국 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됐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만든 아베에 격노했다고 합니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신사 참배에 "실망스럽다"고 발표한 것도 바이든 때문이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아베는 신사 참배 직전까지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해 한국 외교 당국을 농락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신사 참배를 하고 나선 정상회담이 어려울 것이란 걸 본인도 잘 알았던 겁니다.
어제는 독도와 센카쿠 열도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교과서 지침까지 발표한 일본, 도대체 그 검은 속의 끝은 어디일지 궁금해집니다.
2. 총장추천 취소
- 결국, 삼성이 2주 만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20여 년 만에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개편하며 야심 차게 선보였던 대학 총장 추천제도를 전면 유보하기로 한 겁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시도라고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대학별 추천 할당 인원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았습니다.
특히 호남지역의 대학과 여자대학들이 많은 인원을 배정받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역차별·성차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삼성이 할당한 인원수에 따라 새롭게 명문대의 서열이 정해지는, 신 서열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불과 15일 만에 새로운 채용제도를 철회하는 해프닝을 보며, 이제 채용제도가 대학입시 못지않게 민감한 이슈가 됐다는 것을 대한민국 사회가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습니다.
3. 도핑테스트
-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고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그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 선수가 협회의 황당한 실수로 하루아침에 '도핑테스트 회피 선수'가 됐습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최근 이용대 선수와 김기정 선수의 선수 자격을 1년간 정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세 차례 도핑테스트 절차를 위반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두 번은 지정된 장소에 있지 않았고, 한 번은 협회의 실수로 소재지 입력 기간을 놓친 겁니다. 지정된 장소에 없었던 당시에도 두 선수는 소속팀 훈련 중이었거나 대회 출전 중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도핑테스트를 피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배드민턴협회 측은 부랴부랴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에 항소를 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4. 낙제대학 퇴출
- 교육부가 대학에 메스를 들이댔습니다. 현재 56만 명 수준인 대학 정원을 오는 2023년까지 40만 명 수준으로 16만 명이나 30% 가까이 줄이기로 한 겁니다. 더 나아가 대학평가에서 낙제점을 2번 연속 받은 대학은 문을 닫아야 합니다.
당장 지방대는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아무래도 칼끝이 지방대에 몰릴 것을 우려한 겁니다. 대학정원 감축에 찬성하는 쪽도 불만은 마찬가지입니다. 어차피 신생아 감소로 2023년 대학 진학생이 28만 명 수준이라는 것, 그리고 지금도 3년간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 퇴출하는 제도가 있는데 2008년 제도 시행 이후 퇴출 대학이 전체 340여 개 중 5개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사학재단에 관대했다는 평가를 받은 교육 당국이 오명을 벗으려면 이번 조치만큼은 강단 있게 추진해야 할 것 같습니다.
5. 정치개악특위
- 피 터지게 싸우던 사람들이 공동의 이익에는 손을 잡았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이야기입니다.
기초선거 공천을 유지하느냐 폐지하느냐를 놓고 양보 없는 싸움을 계속하던 여야가 기초·광역 의원 숫자 늘리기에 슬그머니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시·도 의원 수는 773명에서 786명으로, 시·군·구 의원은 2,876명에서 2,897명으로 늘어납니다. 정개특위 측은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선거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늘었다는 설명이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이 사실상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친위조직으로 활동해 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방선거 개혁이라는 원대한 목표는 싸움 통에 사라져 버리고 밥그릇 챙기기만 남은 셈입니다.
6. 119는 전용차?
- 119 구급차를 전용차로 이용한 사람이 있어서 화제입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의 70세 김 모 씨는 지난해 무려 144번이나 구급차를 탔습니다. 2~3일에 한 번꼴입니다.
보통 사람에겐 일생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하는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이 144번이나 닥쳤을 리는 없을 겁니다. 알고 보니 김 씨는 당뇨병 때문에 매주 월, 수, 금 혈액 투석을 하러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했는데, 이때마다 119를 이용한 겁니다. 김 씨가 119를 전용차로 타는 동안 누군가는 아픔 속에 치료시기를 놓쳐 불행한 일을 겪을 수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인기 개그우먼 강유미 씨가 공연에 늦어서 사설 구급차를 탔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SNS에 공개해 몰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누구에게는 꼭 필요한 구급차, 인식의 개선이 절실해 보입니다.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 일본 총리가 미국 부통령을 속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달 3일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을 만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일본 언론의 보도로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사흘 뒤 우리나라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말을 전했는데, 결과적으로 아베는 신사 참배를 했고, 미국 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됐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만든 아베에 격노했다고 합니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신사 참배에 "실망스럽다"고 발표한 것도 바이든 때문이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아베는 신사 참배 직전까지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해 한국 외교 당국을 농락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신사 참배를 하고 나선 정상회담이 어려울 것이란 걸 본인도 잘 알았던 겁니다.
어제는 독도와 센카쿠 열도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교과서 지침까지 발표한 일본, 도대체 그 검은 속의 끝은 어디일지 궁금해집니다.
2. 총장추천 취소
- 결국, 삼성이 2주 만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20여 년 만에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개편하며 야심 차게 선보였던 대학 총장 추천제도를 전면 유보하기로 한 겁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시도라고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대학별 추천 할당 인원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았습니다.
특히 호남지역의 대학과 여자대학들이 많은 인원을 배정받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역차별·성차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삼성이 할당한 인원수에 따라 새롭게 명문대의 서열이 정해지는, 신 서열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불과 15일 만에 새로운 채용제도를 철회하는 해프닝을 보며, 이제 채용제도가 대학입시 못지않게 민감한 이슈가 됐다는 것을 대한민국 사회가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습니다.
3. 도핑테스트
-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고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그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 선수가 협회의 황당한 실수로 하루아침에 '도핑테스트 회피 선수'가 됐습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최근 이용대 선수와 김기정 선수의 선수 자격을 1년간 정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세 차례 도핑테스트 절차를 위반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두 번은 지정된 장소에 있지 않았고, 한 번은 협회의 실수로 소재지 입력 기간을 놓친 겁니다. 지정된 장소에 없었던 당시에도 두 선수는 소속팀 훈련 중이었거나 대회 출전 중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도핑테스트를 피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배드민턴협회 측은 부랴부랴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에 항소를 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4. 낙제대학 퇴출
- 교육부가 대학에 메스를 들이댔습니다. 현재 56만 명 수준인 대학 정원을 오는 2023년까지 40만 명 수준으로 16만 명이나 30% 가까이 줄이기로 한 겁니다. 더 나아가 대학평가에서 낙제점을 2번 연속 받은 대학은 문을 닫아야 합니다.
당장 지방대는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아무래도 칼끝이 지방대에 몰릴 것을 우려한 겁니다. 대학정원 감축에 찬성하는 쪽도 불만은 마찬가지입니다. 어차피 신생아 감소로 2023년 대학 진학생이 28만 명 수준이라는 것, 그리고 지금도 3년간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 퇴출하는 제도가 있는데 2008년 제도 시행 이후 퇴출 대학이 전체 340여 개 중 5개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사학재단에 관대했다는 평가를 받은 교육 당국이 오명을 벗으려면 이번 조치만큼은 강단 있게 추진해야 할 것 같습니다.
5. 정치개악특위
- 피 터지게 싸우던 사람들이 공동의 이익에는 손을 잡았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이야기입니다.
기초선거 공천을 유지하느냐 폐지하느냐를 놓고 양보 없는 싸움을 계속하던 여야가 기초·광역 의원 숫자 늘리기에 슬그머니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시·도 의원 수는 773명에서 786명으로, 시·군·구 의원은 2,876명에서 2,897명으로 늘어납니다. 정개특위 측은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선거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늘었다는 설명이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이 사실상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친위조직으로 활동해 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방선거 개혁이라는 원대한 목표는 싸움 통에 사라져 버리고 밥그릇 챙기기만 남은 셈입니다.
6. 119는 전용차?
- 119 구급차를 전용차로 이용한 사람이 있어서 화제입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의 70세 김 모 씨는 지난해 무려 144번이나 구급차를 탔습니다. 2~3일에 한 번꼴입니다.
보통 사람에겐 일생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하는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이 144번이나 닥쳤을 리는 없을 겁니다. 알고 보니 김 씨는 당뇨병 때문에 매주 월, 수, 금 혈액 투석을 하러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했는데, 이때마다 119를 이용한 겁니다. 김 씨가 119를 전용차로 타는 동안 누군가는 아픔 속에 치료시기를 놓쳐 불행한 일을 겪을 수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인기 개그우먼 강유미 씨가 공연에 늦어서 사설 구급차를 탔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SNS에 공개해 몰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누구에게는 꼭 필요한 구급차, 인식의 개선이 절실해 보입니다.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