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불안한 코스피 반등 3대변수에 달렸다
입력 2014-01-28 17:27  | 수정 2014-01-28 19:34
아르헨티나발 금융 불안으로 크게 출렁였던 코스피가 4거래일 만인 28일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워낙 많은 대외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지속적인 상승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59포인트(0.34%) 오른 1916.93에 마감했다.
그러나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101억원 순매도하는 등 외국인 자금 이탈 측면에서 한국은 신흥국 내에서 차별적인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 증시는 △신흥국 금융 불안 확산 여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테이퍼링 강도 △중국 경제 부진 등 3대 대외변수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먼저 아르헨티나 채무불이행이 확산돼 브라질 등 좀 더 경제 규모가 큰 국가로 파급이 본격화된다면 한국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하면 아르헨티나가 구제금융을 받더라도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은 없다"며 "하지만 대외채무 불이행에 따른 금융위기가 큰 나라들로 전파될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아르헨티나 민간은행들이 보유한 368억달러의 대외채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90억달러(52%)를 스페인이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팀장은 "그리스가 대외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부도를 냈을 때 유럽 내 재정상태가 나쁜 피그스(PIIGS) 국가들로 확산되면서 당시 코스피는 10%가량 빠졌다"며 "아르헨티나발 위기가 스페인을 건드린다면 유럽으로 번져 최악의 시나리오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가 국가부도 등 금융위기를 겪을 확률이 2010년 남유럽 위기 때보다 크다는 주장도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매크로팀장은 "과거 국가재정 위기 사례를 분석해 보면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확률은 55%에 달한다"며 "이는 2010년 피그스 국가들의 금융위기 확률이 47%였던 것보다 더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28~29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강도가 예상보다 세질 경우 신흥국 증시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현재 예상치인 100억달러 추가 감축은 시장이 수용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테이퍼링 속도가 빨라지면 증시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FOMC 회의에서 100억달러 추가 감축은 이미 증시 하락에 선반영돼 있어 예상대로라면 오히려 불확실성 제거 측면에서 주가는 오를 것"이라며 "하지만 예상 밖으로 테이퍼링 강도가 세지면 신흥국 금융 불안과 연계돼 코스피 하락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추가로 감안해야 할 변수다. 최근 HSBC가 발표한 중국의 1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9.6으로 6개월 만에 경기 확장을 뜻하는 50 밑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중국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수출시장으로서 입지가 줄어든 데 따른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춘제를 앞두고 인민은행이 지난주부터 5000억위안에 달하는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2월 중순 만기가 도래하면 자금경색과 금리 인상이 나타나 글로벌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스피 방향에 대한 낙관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날 달러ㆍ엔 환율이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101엔대까지 하락하는 등 가파른 엔저가 꺾인 데다 FOMC에서 완만한 테이퍼링이 결정된다면 시장 불안을 덜 수 있다. 특히 신흥국 위기론 속에서 경제 체질에 따라 차별화가 진행되면 한국은 결국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연구위원은 "경제상황이 국가마다 다른 데도 불구하고 최근엔 신흥국 전체로 묶어 모두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강하다"며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등 경제여건이 좋은 데다 주가가 낮아 다른 신흥국들과 차별적인 요소가 크다"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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