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모펀드 주름잡는 한국인
입력 2014-01-28 17:22  | 수정 2014-01-28 19:34
'한국인에게 사모펀드업에 적합한 DNA가 있는 것일까.'
글로벌 사모펀드 KKR가 오비맥주를 인수해 재매각하면서 4조원 규모 차익을 남긴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조지프 배 아시아 대표가 한국계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사모펀드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 부회장을 역임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한국 국적 또는 한국계 금융인은 이미 2000년대 중ㆍ후반 들어 홍콩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 사모펀드시장의 큰손 투자자로는 허용학 홍콩금융관리국(HKMA) 대체투자 대표와 김수이 캐나다기금운용위원회(CPPIB) 아시아 사모투자 대표(부사장)가 있다. JP모건 한국 대표를 역임한 허 대표는 JP모건 아시아 M&A 대표와 HSBC 아시아 금융사 총괄대표를 거쳐 2008년 HKMA에 몸담기 시작했다. HKMA는 홍콩의 중앙은행이자 금융감독기관으로서 400조원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으로 투자도 직접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모투자 분야 최초 한국 여성 금융인 김수이 부사장 역시 2008년에 캐나다 최대 연기금(운용자산 규모 200조원)인 CPPIB가 홍콩에 아시아 사무소를 만들면서 아시아 투자에 속도를 낼 때 적임자로 꼽은 인물이다.
이 밖에 글로벌 사모펀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금융인도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조지프 배 대표와 마이클 채 블랙스톤 아시아 대표다. 하버드대학교 우등 졸업 출신인 이들은 각각 1996년과 1997년에 이들 사모펀드에 들어가서 현 위치에 이르렀다. 골드만삭스 자기자본투자(PIA) 출신인 배 대표는 2005년 홍콩사무소 설립 멤버로 10조원 규모로 아시아 펀드를 만들며 KKR의 아시아 투자를 도맡아 왔다. 칼라일 출신인 채 대표는 2010년 말부터 아시아 대표를 맡고 있으며 현재 글로벌 사모투자 대표이기도 하다.

이번 오비맥주 재매각에서 KKR의 파트너이기도 했던 박영택 AEP 부회장은 한국을 넘어 중국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19년간 삼성그룹 재무 분야에서 일했던 그는 2000년 사모펀드업계(UBS캐피털)로 뛰어들었고 AEP를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모펀드로 성장시켰다.
또한 2012년에 넥스콘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일본계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털의 창업자인 존 에하라 회장은 재일동포다.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골드만삭스 파트너를 역임하며 일본 투자업계에서 '마스터'로 불리는 그는 16년간 골드만삭스 일본 대표를 지낸 후 1998년에 사모펀드를 만들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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