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원홍씨 징역 3년 6월 구형…SK 횡령사건 공범 혐의
입력 2014-01-28 17:13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설범식 부장판사)는 28일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횡령 사건에 공범으로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원홍(53)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과 최태원, 최재원, 김준홍 등 4명 모두 SK 계열사의 펀드 출자 선지급금이 피고인에게 보내질 옵션 투자금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 과정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점을 인정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액이 450억원에 달하고 다수의 이해 관계자가 얽힌 주식회사의 자금을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위해 유출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이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지배적 영향력과 특수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횡령 범행의 시작과 진행에 깊숙이 관여해 주도적 지위를 담당했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김씨가 465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이 중 450억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했다.
계열사 출자와 별도로 실제 김씨에게 송금된 금액을 횡령액으로 본 것이다.
김씨는 최 회장 형제가 2008년 10~11월 SK그룹 주요 계열사로 하여금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1000억원대 펀드를 출자하게 한 뒤 옵션 투자금 명목으로 465억원을 횡령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작년 10월 기소됐다.
SK 횡령 사건은 선대 회장의 유산을 단독 상속한 최 회장이 동생 최 부회장에게 재산을 나눠주려고 김씨를 통해 옵션 투자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김씨가 더 많은 투자금 송금을 요구하자 최 회장은 그룹 지배권과 직결된 SK C&C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거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끝에 이 사건 횡령까지 관여하게 됐다.
김씨는 이 사건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011년 초 중국으로 도피해 기소중지됐다가 뒤늦게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작년 7월 말 대만에서 체포된 김씨를 국내로 전격 송환해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재판에서 자신과 개인적 금전거래를 하던 김준홍 전 대표가 혼자 범행한 것이라 주장하며 본인뿐 아니라 최 회장 형제의 결백을 호소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은 이 사건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상고심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내달 하순께 선고될 전망이다.
[매경닷컴 김승수 인턴기자 / 사진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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