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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마케팅 영업 제재…용역회사는 `丙의 눈물`
입력 2014-01-28 11:42 

정보유출 사태에 따른 텔레마케팅(TM) 제재수위에 대해 당국이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정책을 발표해 보험.카드사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병'의 위치에 있는 금융사 TM용역회사 직원들은 직격탄을 맞아 일자리마저 위협받게 됐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M용역업체 관계자는 "불법적인 텔레마케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은 공감하지만 이미 하나의 판매채널로 자리잡은 정당한 TM업무까지 모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세워 당혹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TM종사원들의 모임인 한국컨택협회에 따르면 카드.보험.캐피털 등 금융에서 TM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은 정규직만 2만6000여명에 달하며 비정규직을 포함하면 6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핑계로 영세 용역업체와 대부분이 서민인 TM직원들의 피해는 나몰라라하고 있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위가 국민 여론을 달래는 데만 급급해 시시각각 변화된 정책을 내놓는 것도 문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그때그때 임시변통을 내놔 그때마다 TM직원들은 새로운 불안감에 휩싸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TM센터에서 일하는 한 상담원에 따르면 "금융위 정책에 영향을 받은 카드사들의 입장이 시시각각 변해 하루는 출근하자마자 귀가하라는 날이 있는 반면, 하루는 갑자기 TM센터로 나오라고 재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마다 일단 영업을 중지하라고 지정한 날짜도 제각각이며 그나마 확실한 결정은 2월초까지 기다리라고 한 상황"이라며 "일자리를 잃을 것 같은 불안감에 식당일이라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마케터의 월급은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이뤄지는데, 현재 상황이 장기화되면 기본급만을 지급받을 수밖에 없다"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에게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또 "절반을 넘는 비정규직 인원은 4대 보험은 물론 그나마 기본급도 책정되지 않아 당장 수입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텔레마케팅 정지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 관계자는 "당국의 결정에 따라 2~3개월 동안 텔레마케팅이 금지될 경우 용역업체는 그동안 아무 수익없이 TM센터 임대료와 인력관리 비용만 부담하게 된다"며 "이를 못버티는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은 줄도산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텔레마케터들을 인터넷 영업인력으로 활용한다는 방안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인원이 한정돼 있어 그많은 TM상담원을 고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일축했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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