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미성년자 협박·폭행 없어도 성폭행"

【 앵커멘트 】
폭력이나 협박이 없어도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면 성폭행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요.
1,2심과 달리 대법원은 포괄적 의미의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서정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만난 16살 A양과 39살 고 모 씨.

첫 만남에서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그 뒤 A양은 불쾌함을 나타내며 성폭행을 당했다고 급기야 고 씨를 고소했습니다.

미성년자 강간 혐의 등이 적용됐지만, 고 씨는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습니다.

함께 팔짱을 낀 채 모텔에 갔고 택시비까지 받은데다, 합의를 시도하면서 정작 부모님에게 알리지도 않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일부 유죄 취지로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강간죄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다고 봤습니다.

포괄적인 성폭행을 인정한 겁니다.

▶ 인터뷰 : 윤성식 / 대법원 공보관
- "단둘이 모텔에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반항을 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위력에 의한 간음에는 해당한다는 판결입니다."

강간은 폭행 등 물리력이 가해지지만, 위계에 의한 간음은 무형의 압력만으로도 성립합니다.

다만, 강간죄와는 엄연히 다른 만큼 형량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납니다.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성폭행의 성립 범위를 종전보다 폭넓게 해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