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카드사 정보유출 신고 전화 연결 잘되는 시간은
입력 2014-01-27 07:52  | 수정 2014-02-02 19:54
대형 카드사에서 개인정보 대량 유출사태로 신용정보 도용 신고나 문의 전화가 카드사에 빗발치고 있다. 밀려드는 전화에 20~30분 기다리는 것은 기본으로 해야 겨우 연결이 되는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만 전화 연결이 빨리 될 수 있을 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가운데 최근 유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주목을 받는다. 자신을 카드사 콜센터 직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생생한 고객 대응기로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조회수 20만건을 육박했다.
글쓴이는 "카드사 정보가 유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콜센터, 은행 지점 등에는 여전히 사람이 많습니다"라며 줄지 않는 고객들의 정보 유출 문의나 항의, 신고 전화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본래 정상영업시간은 오후 6시까지이나 지금은 지하철 막차가 운행하는 시간 직전까지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벽에는 보통 분실업무 위주로 소수 직원들로만 근무를 하는데 '비상시국'인 만큼 새벽까지도 직원들을 추가로 투입해 연장근무를 한다고도 했다.
개인 정보가 '털린' 것도 억울한데 신고 전화를 하는데도 기본 10분 이상, 최장 1시간 10분까지도 기다렸다는 고객을 봤다는 그는 콜센터 직원을 늘리라는 고객들의 말에 이렇게 항변했다.
"정말 스킬없는 상담원들 앉혀 놓고 고객 응대하라고 해봤자 고객에게 안심은 커녕 더 불안하게만 할 것이에요. 그리고 당장 또 어디서 구해오겠어요."
글쓴이는 또 많은 고객들이 낮에 전화하는 것보다 밤이나 새벽에 전화하면 전화연결이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낮에는 고객들이 우르르 전화해서 밀리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상담사가 300명 정도 됩니다. 그래서 대기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연결은 될 수 있는거죠. 하지만 새벽시간에는 깔려있는 상담사가 30명이 안 되는데 밀려있는 콜은 한 400콜정도 밀려있어요"라며 새벽에는 전화 연결이 아예 안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기본 한 콜당 고객 응대 시간은 5~10분정도인데, 400콜이 밀려있고 상담사 수는 턱없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해보세요. 낮에 전화를 했으면 20분 정도 걸릴 것을 새벽에 연락하면 기본적으로 3~4배의 시간은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밤이나 새벽에 한가할 줄 알고 전화를 건 고객들 중에는 연결이 더욱 늦자 불같이 화를 내기 일쑤다.
글쓴이는 빗발치는 항의 전화에 '감정 노동자'로서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이미 몇몇 직원들은 고객에게 (사죄를) 빌다가 도저히 못해먹겠다고 그대로 짐을 싸서 관둔 경우도 있어요. 콜센터야 워낙 이직률이 높은데 이런 일까지 터지니 다들 못참고 관두는 거죠. 그런데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해결점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들도 답답하고, 이를 응대하는 저희들도 너무 답답합니다."
심지어 점심시간에 밥 먹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는 글쓴이는 "점심은 삼각김밥으로 때우고 고객들 항의 전화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바람쐬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해당 콜센터 직원에 대한 공감과 이와는 별개로 고객 정보를 허술하게 다룬 카드사에 대한 비판의 댓글을 달았다.
글쓴이와 마찬가지로 카드사 콜센터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저희 콜센터는 야간 근무자들을 제외한 전직원이 돌아가며 9시에서 저녁 11시까지 근무하고, 전철이 끊기면 집에 택시 타고 가는 현실입니다"라며 동병상련을 표시했다.
이어 "위에서는 택시비는 커녕 저녁 주는 것도 굉장히 생색을 내네요. 고객님들 불안한 마음과 대기 시간이 길어짐에 있어 화나는 부분 모르는 것 아닙니다. 저희에게 잘못이 있다면 이런 회사에 다니는 게 죄겠지요"라며 회사 처우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하루에 많게는 200명도 상담하는데 한 콜 한 콜 전부 다 민원이다 보니 점점 내가 미쳐가는 줄 알았어요. 상담사들 정보도 유출됐을텐데, 불쌍하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전직 통신사 콜센터 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은 "콜센터 직원들, 정말 힘듭니다. 감정 노동자, 우스갯소리로 총알받이라고 하지요. 어떠한 정책이나 해결법 없이. 상담원들보고 알아서 막으라는 식의 카드사 행태. 안 봐도 알 것 같아요. 얼마나 힘들까요. 쉴새없이 미안하다 말하고 욕 먹고. 힘내세요"라며 카드사의 미흡한 대응 방식을 꼬집었다.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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