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초부터 고전하는 중남미 펀드
입력 2014-01-26 17:40 
지난해 최악 성적을 냈던 중남미 펀드가 2014년 들어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인도, 신흥 아시아, 중동ㆍ아프리카 등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가 최근 반등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2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남미 펀드는 -3.94% 수익률을 기록해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브라질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지역에 위치한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중남미 펀드는 지난해 20% 넘는 투자 손실을 냈다. 운용 성과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를 신청하면서 지난 1년간 투자자금은 1300억원 넘게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 4% 이상 손실률을 내고 있는 펀드는 총 13개로 전체 펀드 중 65%에 달한다.
'슈로더라틴아메리카증권자투자신탁A(주식)종류C 5'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4.7%에 달해 중남미 펀드 중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지난 1년간 투자손실률은 -22.75%에 달한다. 블랙록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블랙록중남미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A)'와 산은자산운용 '산은삼바브라질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A'는 올해 들어 각각 -4.65%, -4.63%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이후 중남미 지역 이머징 국가들에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이머징마켓 팀장은 "테이퍼링 이후 글로벌 자금들이 이머징 국가에서 벗어나 안전한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추세"라며 "특히 중남미 국가 중 상당수가 경상적자, 재정수지 적자, 취약한 외환보유액 문제를 안고 있어 글로벌 자금 유입에 따른 시장 안정화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는 멕시코를 제외하면 중남미 국가가 수출하는 상품 대부분을 원자재가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 달러 강세로 원자재 가격 약세가 전망되는 만큼 이들 국가의 경제적 기반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순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