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괌 라이온즈배 '요절복통' 수구, 결과는?
입력 2014-01-24 16:44 
동점골을 성공시킨 젊은 팀의 환호, 연장자팀의 아쉬움이 공존했다. 24일 수영장에서 수구를 하고 있는 삼성 투수들. 사진(괌)=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괌) 김원익 기자] 무더위 전지훈련에 지친 삼성 라이온즈 투수들이 풀장으로 뛰어들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조는 24일 오후 훈련 중 전훈지 레오팔레스 리조트 안 수영장으로 향했다. 원래 대로라면 오전 10시부터 훈련을 시작한 이후, 12시부터 1시간의 꿀맛같은 점심을 마친 이후 다시 그라운드에서 오후 4시까지 런닝, 수비훈련, 체력훈련 등이 강훈이 펼쳐지는 것이 순서. 하지만 캠프 일정이 열흘이 넘으면서 쌓인 피로 등을 고려한 코칭스태프가 특별 수중 훈련을 마련했다.
수중훈련실은 삼성의 STC 센터에도 시설이 마련돼 있을 정도로 재활 훈련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실제로 부상 재활을 위해 건너온 권오준 등도 체력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치고 나서 수영과, 수중훈련으로 근육을 풀기도 했다.
선수들은 모처럼 땀에 젖은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수영팬티만 입은 채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선수들에게는 ‘저승사자로 통하는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의 구령에 맞춰 다시 수중훈련이 시작됐다. 선수들은 팔을 큰 폭으로 벌려서 모으는 동작과 좁고 빠르게 모으는 동작, 발 바꿔 제자리 뛰기 등의 동작을 한참동안 반복했다.
김현욱 삼성 트레이닝 코치는 선수들의 그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기분을 전환하는 차원에서 수중훈련을 실시했다. 1차 캠프 기간 동안 2회 정도 기획하고 있다”면서 재활 중 많이 실시하는 훈련으로 중력의 저항 없이 부력을 이용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기에는 쉬워보이지만 실제 운동량은 만만치 않다. 김 코치는 물속에서는 움직임에 2~3배의 힘이 더 들게 된다. 특히 장점은 관절의 부담을 주지 않고 부력을 이겨내면서 무리를 하지 않는 점이다”라며 원래 지상에서의 훈련은 신체에 무리를 주더라도 할 수 있지만 물속에서는 가진 힘과 능력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훈련하는 방법으로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권오준의 ‘계급수구는 이후 후배들의 격렬한 바디체크로 응징을 당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한참동안의 훈련 이후 특별 ‘미니 수구 경기도 펼쳐졌다.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 훈련으로 심신이 지친 선수들을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 선수단의 표현에 의하자면 ‘늙은 팀과 ‘영계 팀의 2팀이 나뉘어졌다. 대부분 6년차 이상의 연령이 높은 선수들이 ‘늙은 팀에 속했고 상대적으로 더 나이가 적은 선수들이 ‘영계 팀으로 나뉘어 고무공을 양쪽 편 플라스틱 바구니에 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경기 초반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신사적으로 진행되던 경기는 ‘늙은 팀 장원삼이 멋진 롱패스를 이어받아 성공시킨 선취골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받으면서 분위기가 격렬(?)해졌다. 흥분한 권오준이 연차를 무기로 한 ‘계급수구로 수영장을 질주해나가자 ‘젊은 팀도 그의 몸에 올라타는 육탄전으로 맞섰다.
장원삼과 차우찬이 공격수와 수비수로 만났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전반전은 김재우와 심창민 젊은 피 공격 투톱을 앞세운 ‘영계 팀이 2대 1로 앞서나갔다. 전반전 ‘늙은 팀은 권오준을 제외한 선수 전원이 자연스럽게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에만 매진하다 수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경기 양상은 후반 팽팽하게 바뀌었다. 후반전 ‘늙은 팀도 공격진에서 권혁과 배영수가 맹활약을 펼쳤고 김희걸은 수차례 선방을 펼쳤다. 다소 신사적으로 진행됐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은 럭비를 방불케 하는 육탄전이 펼쳐지며 온 몸이 긁히는 부상자들이 나오는 과열양상이 됐다. 동시에 ‘물장구로 시야를 공격하거나, 잠수해 있다가 공을 뺏는 전략, 장신 수비수를 집중 배치하는 전략 등이 나눠지고 공격과 수비의 분업이 자리를 잡는 등 치열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동시에 다양한 상황들이 속출하면서 선수들의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젊은 것들이 장난이 아니다”라는 선배들의 너스레가 나오자 후배들은 코 뼈가 부러진 것 같습니다 살살 좀 해달라”며 응수하기도. 웃음과 긴장이 공존한 경기에 리조트직원들과 수영장 옆 웨이트 트레이닝룸을 이용하던 이용객들도 이들의 수구를 관전하기도 했다.
결국 5대5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3인 대표를 선발해 승부던지기까지 펼쳤다. 승부던지기에서도 연장까지 가는 혈투가 벌어진 끝에 결국 ‘늙은 팀이 이우선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치열한 승부 끝 혜택은 무엇일까. 선수들 모두 완전히 지친 격전에 비하면 소박했다. 25일 김현욱 코치가 짠 ‘지옥의 런닝 프로그램 절반 깎기가 부상이었다.
김 코치는 어쩌면 오늘 그라운드에서 훈련한 것보다 훨씬 훈련량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내일 되면 ‘죽겠다는 소리하는 선수들이 나올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경기 직후 파김치가 되도록 지친 선수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one@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