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일동제약 지주사전환 반대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 계획이 2대주주인 녹십자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일동제약은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 안건이 찬성 54.6%, 반대 45.4%로 찬성표가 많았으나 가결 요건인 출석 주식의 3분의 2에는 못 미쳐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93.3%가 출석했다. 2대주주인 녹십자 측(29.36%)이 반대표를 던진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지분 9.99%를 가진 피델리티도 반대 입장에 힘을 보탰다.
녹십자 측은 "지주사 전환이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 측은 이날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녹십자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녹십자의 제동으로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면서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둘러싼 현 경영진과 녹십자의 긴장 관계도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양사가 서로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서며 경영권 공방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은 녹십자는 일동제약을 인수하면 일반의약품 부문을 강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인수ㆍ합병(M&A)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기효 기자 / 이새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