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KIC, `8천억 손실` BOA株 팔겠다하니 "BOA서 사겠다 제안"
입력 2014-01-23 17:31  | 수정 2014-01-23 21:42
한국투자공사(KIC)가 보유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식 매각 가능성을 밝히자 BOA에서 이를 자사주 방식으로 직접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안홍철 KIC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우리가 매각할 경우) BOA에서 자신들이 사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면서 "BOA 지분을 매각할지, 계속 보유할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안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BOA 주식 매각 가능성을 밝혀왔다.
KIC는 2008년 1월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20억달러(약 2조1500억원)를 투자했다. 이후 메릴린치가 BOA에 인수되면서 BOA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보유 규모는 BOA 전체 주식의 0.69%로 12억5000만달러(약 1조3400억원) 정도다. 환산한 취득단가는 주당 27달러로, 현재 BOA 주가는 17달러 수준이다. 38% 정도 원금 대비 투자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KIC로서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대량의 주식을 팔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가격보다 비싸게 팔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하지만 BOA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가 프리미엄을 주고 팔아도 대규모 손실이 확정된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BOA 주가는 지난해 11월 14달러에서 최근 21%나 올랐다. 길게 봐서는 2012년 이후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안 사장은 "BOA 주식을 팔아서 무작정 현금을 보유하는 것도 좋지는 않은 것 같다"며 "투자할 만한 다른 금융주가 있는지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 그리고 민간 운영위원 6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의 검토를 받아야 매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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