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홍영만 캠코 사장, 올해 첫 키워드는 `소통`
입력 2014-01-23 16:23  | 수정 2014-01-23 18:36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지난 11월 홍영만(56·사진) 사장이 새로 부임했다. 그러나 그의 어깨가 가볍지만은 않다. 우선 올해 말로 다가온 부산 지방이전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고 공공기관 정상화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마련해야 한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전 사장과 감사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조직 내부 화합을 이끄는 것도 시급하다.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리더십도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임 CEO의 활동 하나하나가 조직 내외부적으로 큰 관심이 될 수밖에 없다. 대외적으로 12월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후 홍 사장의 첫 대내 행보는 바로 직원들과의 소통이었다.
연말인 12월 31일에 "취임하고 짧은 기간 동안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대한 큰 자부심을 느꼈다. 옆에 있는 동료가 우리의 가장 귀한 '자산'이다. 따뜻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공기업이 되도록 내가 앞장서겠다. 함께 가자"는 메시지를 동영상으로 찍어 내부 게시판에 올리자 순식간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직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하는 근엄한 느낌의 CEO 근하신년 이메일을 받는 것이 보통인데 영상을 통해서 새해 인사를 받는 것이 무척 이례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장님의 따뜻함과 진정성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신년사 매번 글로만 읽다가 영상으로 보니 임팩트가 강하게 온다. 미소띤 모습이 편안하고 좋다. 목소리가 좋은 것 같다. 사장님 말씀처럼 열정을 가지고 일하자" 등 댓글 의견들도 다양했다.
인터뷰에 응한 한 직원은 "새해 인사를 동영상으로 보면서 덕담을 듣고 CEO로부터 잘해보자는 격려를 받으니 한마디로 신선했다"고 말했다.
홍 사장의 소통행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가 취임 후 가장 강조하는 말은 '有問無患(유문무환)', 말그대로 '질문하는 조직은 미래가 두렵지 않다'는 뜻이다. 당연하고 익숙한 일도 다시 한 번 질문하고 뒤돌아보며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다.
연말부터는 매주 여직원, 신입직원, 3~4년차 직원, 과장급 직원 등을 대상으로 점심 도시락 미팅을 실시했다. 관리자가 아닌 부서의 막내 직원부터 조직의 허리 역할을 하는 과장급까지 도시락을 먹으며 그동안 근무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것이다.
12시부터 시작된 점심시간은 3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회의에 참석한 한 직원은 "캠코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캠코를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도시락 미팅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바로 실행된다. 실례로 최근 업무증가로 잘 지켜지지 않았던 일주일에 한번 있는 가정의 날이 기업문화 우선 실천 과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캠코의 한 막내사원은 "공기업 CEO하면 왠지 권위적이고 딱딱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잖아요. 그런데 궁금한 게 있으면 풀릴 때까지 친근하게 계속 질문하면서 우리의 말을 경청하는 사장님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라며 "사장님의 영문 성함 'Young Man(영맨)'처럼 젊은 조직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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