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나흘만에 급락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집계한 중국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으로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지난 3거래일간 상승분을 모두 내줬고 5거래일만에 다시 1950 아래로 떨어졌다.
23일 코스피는 22.83포인트(1.16%) 내린 1947.59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마감한 뉴욕 증시가 4분기 기업 실적 우려로 혼조 양상을 보이자 코스피도 개장 초 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를 기록해 3년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오히려 오전 중 중국발 악재가 터지자 코스피는 급격히 하락폭을 늘렸다. HSBC가 집계한 중국 1월 제조업 PMI는 예상을 밑돌았을 뿐 아니라 6개월만에 50 이하로 떨어져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났다. 오후 들어서도 코스피는 하락폭을 늘리더니 결국 1950 아래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1595억원 어치를 팔아 하루만에 매도로 돌아섰다. 1000억원 이상을 판 것도 지난 1월 3일 이래 20일만이다. 기관 투자가는 397억원을 팔았으며 개인 투자자들만이 1985억원 어치를 샀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서는 1829억원의 순매도가 유입됐다.
업종별로도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전기전자, 통신, 운수창고, 유통 등은 1.5% 이상 내렸다. 건설, 종이 목재 등도 오후 들어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동양증권은 이날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인수 대상자를 상대로 15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혀 주가가 9% 가까이 급락했다. 중국원양자원도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로 4% 이상 하락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3% 이상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3년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2% 가까이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서도 대다수 종목이 내렸다. 삼성전자는 24일 4분기 실적 확정 발표를 앞두고 2% 이상 내렸다. SK하이닉스, 신한지주 등도 2% 이상 하락했다. 기아차, SK이노베이션, KT&G 등 일부 종목만 소폭 상승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0.35(0.07%) 내린 522.72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내내 상승세를 보였지만 중국발 악재를 이기지 못해 결국 소폭 하락한 채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셀트리온, 서울반도체, CJ오쇼핑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파라다이스, 동서, 포스코 ICT 등은 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상한가 8개를 포함해 283개를, 하락 종목은 하한가 1개를 포함해 526개를, 보합 종목은 77개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승 종목이 상한가 5개를 포함해 354개를, 하락 종목이 하한가 1개를 포함해 572개를, 보합 종목이 73개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50원(0.61%) 오른 1073.90원에 마감했다.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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