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해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년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내수 부진과 원화 강세, 엔화 약세 등 대외 환경 변화 때문이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갖고 4분기 및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4% 늘어난 87조307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결 법인이 늘어난 것도 매출 증가에 한 몫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8조3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다. 원화 강세로 해외 판매분의 실적을 합산할 때 손해를 봤으며 엔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도 약화됐기 때문이다. 또 파업으로 인한 국내 공산의 생산 차질도 부진의 이유로 작용했다.
이는 판매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의 연간 총 판매량은 473만2366대로 전년 대비 7.3% 늘어났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4.0% 감소한 64만698대를 기록했다. 해외시장에서는 국내공장 생산수출분 117만9447대와 해외공장 생산판매분 291만2221대를 합해 총 409만1668대로 9.3% 증가했다.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0.5% 감소한 9.5%로 떨어졌으며 영업이익 자체도 1.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10% 이하와 전년 대비 영업이익 감소는 모두 2010년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현대차측은 급격한 환율 변동과 더불어 생산 차질에 따른 국내공장 가동률 저하, 1분기 발생한 일회성 리콜 충당금, 인건비 상승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0.7% 증가한 11조6967억원을 올렸으며 순이익은 0.7% 감소한 8조993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신형 제네시스 등 신차를 전면에 내세워 지난해 부진을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형 제네시스의 경우 올해 북미 출시와 함께 유럽 시장에도 선을 보여 판매를 독려할 방침이다. 또 중국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랑(SUV) 신모델을 출시하고 인도 시장에 산타페를 선보이는 등 미국,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이를 통해 올해 국내 시장에서 68만2000대를, 해외 시장에서 421만8000대를 판매해 총 49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이밖에 제품의 연비와 성능을 더욱 강화하고 친환경차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 같은 혁신기술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제품 경쟁력 강화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며 "특히 올해는 국내 및 해외 사업장의 생산, 판매, 마케팅, 품질, 기술 등 회사 전 부문의 기본 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데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21조93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8% 증가한 2조304억원을 올렸다.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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